"농업의 소중한 가치를 전수하고 발효를 통한 기다림의 진정한 의미를 알리는데 최선을 다할생각입니다"

김제시 백구면에서 우리 고유의 발효식품인 고추장, 된장, 간장 등 전통장류를 만드는 ‘현아네 장독’을 운영하고 있는 최현아씨(여.60)를 만났다.
최씨는 “경남 거창 시골에서 태어나 서울과 경기도를 오가며 늘 생각하지도 못한 변수들에 부딪혀 여기저기 타향살이를 했어요. 그러다보니 안정적인 곳에 터를 잡고 싶은 마음이 생겼고 그렇게 만난 새 보금자리 김제에서 인생 2막을 올리게 됐다”고 지난날을 회고했다.

최씨는 “스무살 즈음 고향인 경남 거창 시골에서 엄마에게 장 담그는 것을 배웠는데 40여년이 지난 지금 전라도 김제에서 장 담그는 법을 가르치고 있네요”라며 웃음을 지었다.

최씨는 “김제시 농업기술센터에서 기본기술을 익히는 등 시에서 물심양면으로 많은 지원을 받았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장류제조를 시작하게 된 동기에 대해 최씨는 “농사도 어렵고 땅도 없는 상황이라 고민이 많았다. 직접 작물을 재배할 여건이 안 되니 농산물 가공을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장류제조의 길을 걷게 됐다”고 말했다.

최씨의 장류 인생이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최씨는 일단 귀농 관련 교육을 신청, 여러분야에 걸쳐 교육을 이수했다.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며 장 담그는 일을 시작했지만, 쉽지 않았다. 콩을 씻고, 삶고, 갈아서, 메주 만들고, 말리고, 띄우고, 장 담그고, 가르고, 숙성해서, 포장하고, 고객들에게 택배 보내고 나면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하는 등의 과정이 있다.

최씨는 “우선 콩 포대 옮기기부터 힘에 벅찬데다, 체구가 왜소한 저에게는 모든 일이 너무 힘겨웠어요. 다행스럽게도 김제 농업기술센터의 지원으로 장류 제조에 필요한 시설들을 구비하게 됐어요. 위생적이고 편리한 조건에서 작업하게 됐지만, 장류 제조가 쉽지는 않더라구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어렵게 만든 전통 장류의 판로개척이 쉽지 않았다. 옛 맛을 찾는 사람에 비해 생산자가 넘쳐 나는게 현실. 최씨는 "인터넷 판매망도 어렵게 개설해서 판로를 꾸준히 찾고 있지만, 아직도 갈길은 멀다"고 밝혔다.

이같은 상황속에서 최씨는 김제 농업기술센터로 부터 전통장류 체험을 시도해 보라는 권유를 받았고 "어차피 제가 하는 일의 연속이어서 교육도 받고 하면서 체험장을 시작했다"며 "특히 어린이들을 상대로 전통 장류에 대한 설명을 하게 되면 보람도 있고 즐거움이 두배"라며 활짝 웃었다.

아직은 모든게 성공을 위한 과정중에 있다. 최씨의 집 마당을 한가득 채우고 있는 장독들에서 장이 익어가는 것처럼, 그녀의 사업도 인생도 깊은 향을 발산하며 구수하게 익어가는 중이다./윤홍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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