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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의 제약이 주는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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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2019.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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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근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요즘은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신조어들이 탄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신조어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것들을 표현하기 위해 새롭게 만들어진 말을 가리킨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신조어들 중에는 소확행, 워라벨(Work and Life Balance), 미니멀라이프(Minimal Life), 바브밸(body and Brain Balance) 등이 있다. 신조어 외에도 인사말도 바뀌었다. 예전에는 ‘식사하셨습니까?’가 주된 인사말이었으나 요즘은 ‘많이 바쁘시지요?’가 인사말이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의미하는 소확행(小確幸)은 취업?결혼 등 성취가 불확실한 행복을 추구하기보다는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작지만 확실하게 실현 가능한 행복 또는 그러한 행복을 추구하는 삶을 말한다. 소확행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필집에서 쓰인 것으로 이와 유사한 용어로는 미국의  킨포크(kinfolk,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며 느리고 여유로운 자연 속 소박한 삶을 지향), 덴마크의 휘게(Hygge,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일상의 소박한 즐거움을 추구), 프랑스 오캄(Au calme, 조용하고 느긋한 삶을 추구), 스웨덴의 라곰(Lagom, ‘너무 많음’과 ‘너무 적음’ 사이에서 누릴 만큼 누리되, 타인과 환경을 위해 절제하고 배려하는 균형잡힌 삶을 추구) 등이 있다.
워라밸은 일과 삶의 균형을 찾자는 의미이다. 이 신조어가 생기된 배경은 우리나라의 경우 OECD 국가의 1인당 평균 노동시간이 다른 국가에 비해 너무 많기 때문이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2018년 ‘저녁이 있는 삶’을 추구하고 휴식과 소비를 통한 내부 활성화를 목적으로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단계적으로 단축하였다.
미니멀라이프는 물건을 적게 소유하면서 생활이 단순해지고 이후 마음과 생각이 정리되면서 오히려 삶이 더 풍요로워지는 것을 추구한다. 소비나 물건 사용시간을 줄이면서 남은 시간을 다른 관심사를 추구하거나 자원봉사를 통해 다른 이들을 돕는 데 사용하기도 한다.
바브밸은 몸(바디)과 뇌(브레인)의 균형, 즉 아날로그 경험을 통해 몸의 자극·반응에 균형을 잡아주는 것을 의미한다. 디지털은 뇌만 자극하지만, 아날로그는 몸도 자극한다. 디지털 문명 속에서 우리들의 뇌는 지나치게 많은 자극을 받는 반면, 몸을 쓰고 반응하는 시간은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아날로그 경험을 통해 몸의 자극과 반응에 균형을 잡아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우리나라는 1950-1960년대에 밥을 굶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어른을 보면 ‘식사 하셨습니까?’가 인사말이었다. 그런데 2000년대 이후부터 돈을 벌기 위해 바쁘게 살다 보니 아는 사람을 만날 때 나누는 인사가 ‘어때 많이 바쁘지?’로 인사말이 바뀌었다. 바쁘다는 핑계로 ‘시간이 없다’는 말은 게으름에 대한 가장 설득력 있는 변명이 되어버렸다.
이들 신조어들과 인사말이 관통하고 있는 공통점은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가?’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류는 네 번의 산업혁명을 통해 엄청난 부를 축적했다. 부의 증가는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기회와 자원을 크게 늘렸다. 이에 반해 우리가 쓸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없어졌다. 이것은 사람들이 돈을 벌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하였기 때문에 다른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이 그만큼 줄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의 부는 크게 늘어났지만, 그 만큼 더 행복한 경험을 하지 못한다. 그 이유는 행복을 가져오는 여행, 운동, 수다, 걷기, 먹기, 명상 등의 여가 활동에 보내는 시간이 줄었기 때문이다.
서울대 행복연구센터의 연구에 따르면 행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배우자·가족·친구와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사람들과의 좋은 관계를 맺을 때 오랫동안 건강하고 행복하다고 한다. 우리의 삶 속에서도 행복에 가장 중요한 관계적 자원인 배우자?가족?친구와 보내는 시간도 크게 줄었다.
시간은 유한한 자원이다. 우리 모두에게 하루는 24시간이 주어진다. 우리가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시간을 벌여야 한다. 시간을 벌어주는 데 돈을 써야 한다. 소득수준과 상관없이 시간을 사는 소비를 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행복하다는 하버드대학 연구결과가 있다. 예전에 우리는 ‘시간은 돈이다’라고 하면서 시간을 아껴가며 돈을 벌었다. 이제는 ‘돈이 시간이다’라는 가르침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돈으로 시간을 사기 위해서는 돈보다 시간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시간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으면 돈을 쓰면서까지 시간을 벌려고 노력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피니언 opinion@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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