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가 전주종합경기장 부지를 시민의 숲과 마이스(MICE) 숲 양축으로 재생 방식을 통해 개발한다고 17일 밝혔다.
전주시는 시민들을 갈수록 심해지는 미세먼지 등 환경 재앙으로부터 보호하고, 다양한 여가활동이 가능한 휴식을 제공하는 동시에, 2023년까지 이곳을 대규모 관광객을 유치하는 황금알을 낳는 것으로 알려진 MICE산업의 혁신기지로 만들겠다는 했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주시 스스로 전주종합경기장을 개발하는데 법적, 경제적 어려움이 너무 컸다"면서 "재생을 더 이상 늦출 수가 없어 최선의 차선책을 찾았다"고 이번 개발 방식을 논의한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김 시장은 전주종합경기장 부지 재생은 3대 대원칙 아래 실현될 것임을 강조했다.
전주종합경기장은 지난 1963년 전국체전을 위해 신축하는 과정에서 전주시민의 성금으로 건립됐다.
이에 전주시는 민간사업자인 ㈜롯데쇼핑과의 이번 협의 과정에서 전주종합경기장 부지를 넘겨주지 않는 대신 장기 임대하기로 했다. 민간자본을 끌어다 경기장을 개발하기 보다는 상징성과 역사성, 정체성을 더해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되돌려주겠다는 것이다.
또한 시는 그간 시민들의 기억이 축적돼 있는 전주종합경기장 시설을 활용해 재생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전주종합경기장 시설물을 모두 철거하고, 그 자리에 복합쇼핑몰과 호텔 등을 건축할 예정이었다.
이와 함께 시는 지역경제 피해를 감안해 상업시설을 최소화키로 했다. 기존 계획대로라면 전주종합경기장 부지에는 복합쇼핑몰과 백화점, 영화관이 들어선다. 하지만 시는 중소상공인들의 피해를 우려해 아울렛이나 복합쇼핑몰은 빼고, 백화점도 서신동 롯데백화점을 이전키로 했으며, 이 또한 명품 등을 주로 취급하는 프리미엄급 백화점으로 추진된다.
이러한 3대 원칙 아래 시는 전주종합경기장 부지를 과거와 현재, 미래를 담는 커다란 그릇으로 재창조하기로 했다.
시는 시민들이 추억을 쌓아온 종합경기장을 '시민의 숲 1963'을 기본개념으로 전주시의 핵심가치인 사람, 생태, 문화를 담은 소중한 터전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내 석학들을 참여시켜 다양한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며, 시민들의 의견을 모으는 동시에, 전문가 용역을 실시키로 했다.
'시민의 숲 1963'은 천만그루 정원도시라는 큰 틀 안에서 ▲수백·수천의 나무와 꽃이 어우러지는 '정원의 숲' ▲공연과 전시, 미술이 역동적으로 호흡하는 '예술의 숲' ▲아이들이 맘껏 뛰노는 생태놀이터를 구현하는 '놀이의 숲' ▲트렌디한 맛과 멋, 현대적인 여가문화를 즐길 수 있는 '미식의 숲'으로 가꾸기로 했다.
전주시는 ㈜롯데쇼핑에 신규 쇼핑몰 입점이 아닌 서신동 롯데백화점을 이전할 수 있도록 전주종합경기장 부지 전체 12만2,975㎡ 중 18.7%에 해당하는 2만3,000㎡ 규모의 부지를 50년 이상 임대키로 했다. 판매시설은 경기장보다 높지 않게 지상 4층 이하로 조성해 종합경기장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도록 협의했다.
㈜롯데쇼핑은 그 대가로 국제규모의 전시컨벤션센터를 건립해 기부 채납키로 했다. 전주발전을 이끌어갈 MICE숲의 핵심공간이 될 전시컨벤션센터는 전시장과 국제회의장 등이 조성된다. 호텔의 경우도 200실 규모로 건립해 20년간 운영 후 시에 반환키로 했다.
전시컨벤션센터와 호텔은 오는 2023년 열리는 세계 잼버리대회 지원시설과 전북혁신도시에 입주한 공공기관들의 각종 행사 장소로 활용되고 각종 국내외 회의를 유치하는 등 MICE산업을 끌어가는 역할을 맡게 된다.
시는 향후 전주시의회의 동의절차를 거쳐 ㈜롯데쇼핑과의 사업 세부조건 등을 담은 시행협약을 올해 안에 체결하고, 종합경기장 부지 재생을 위한 기본구상 용역을 실시할 계획이다. 또 내년 7월 공사 착수를 목표로 전시컨벤션센터와 육상경기장, 야구장 건립을 위한 행정절차도 진행키로 했다.
시는 전주의 심장부인 종합경기장에 숲으로 뒤덮인 공원과 함께 MICE산업의 핵심기지가 들어서면서 지역경제 효과를 한층 더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주한옥마을을 중심으로 한 관광산업과 전시컨벤션센터, 호텔 등이 상호 보완작용해 체류형 관광객이 크게 늘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아울러 종합경기장은 법원·검찰청 부지를 중심으로 삼성문화회관, 덕진공원,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주생태동물원, 팔복예술공장 등을 아우르는 덕진권역 뮤지엄밸리의 앵커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60여년 된 종합경기장이 그 기억을 간직하면서도 대형 광장과 도시숲, 컨벤션으로 새롭게 태어난다"면서 "아이들부터 시민 모두의 삶을 담아내는 가장 전주답지만 가장 세계적인 공간을 함께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황성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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