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민성욱·정준호)가 22일 한국경쟁 부문 선정작 10편을 발표했다.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지난해 11월부터 약 3개월간 한국경쟁 부문에 대한 공개모집을 진행한 결과 한국경쟁 부문은 역대 최다 작품인 134편이 참여했다.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부문은 감독의 첫 번째 혹은 두 번째 장편 연출작을 소개하는 섹션으로, 그간 국내 영화계를 이끌 신인 감독들의 등용문으로 주목받았다.한국경쟁 부문 심사에는 전주국제영화제의 문석, 문성경, 전진수 프로그래머 3인이 참여했다. 

심사위원들은 “한국경쟁 부문에 선정된 10편의 영화는 그 어느 해보다 알차고 튼실하다”는 극찬으로 심사평을 했다.

이어 한국경쟁 출품 경향에 대해서는 “여성에 관한 서사는 올해도 강세를 보였다. 감독의 성별이나 장르와 무관하게 한국 경쟁작 대다수는 영화 중심에 여성이 존재했고, 그들의 내면을 관통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설명했다.심사위원들은 지난해 워크인프로그레스 지원을 받은 세 작품 ‘담요를 입은 사람’, ‘미망’, ‘양양’의 선정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김이소 감독의 ‘나선의 연대기’는 화상통화를 통해 심리상담을 받는 주인공 웅비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건물 철거로 인해 연습실을 잃을 위기의 극단원들이 철거를 지연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독특한 시선으로 담았다. 

박정미 감독의 ‘담요를 입은 사람’은 어린 시절 꿈이었던 여군 장교를 3년 만에 전역하고 ‘자신이 진정 원하는 삶’을 찾아 무전여행을 떠나며 마주하는 것들에 대해 담은 셀프 다큐멘터리다.

김태양 감독의 ‘미망’은 여러 해에 걸친 남녀의 우연한 만남과 이별을 이야기하는 영화이며,  양주연 감독의 ‘양양’은 젊은 시절 스스로 생을 마감한 고모의 발자취와 고모를 기억하는 사람들을 찾아 나서는 여정 속에서, 가족 안에서 여성의 위치에 대해 질문하는 다큐멘터리다.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한국경쟁 부문 대상을 공동 수상한 김솔 감독이 두 번째 장편으로 전주를 찾는다. 김솔 감독의 ‘어텀 노트’는 피아노 강사로 활동하는 주인공 수인이 지도교수의 권유로 연주회에 참가하게 되고, 연주회를 준비하며 떠오르는 과거와 요동치는 심경의 변화에 주목하는 작품이다.정해일 감독의 ‘언니 유정’은 평소 서먹한 사이의 자매인 유정과 기정의 이야기로, 동생 기정이 영아 유기 치사 사건에 연루되며 벌어지는 두 인물의 사투와 가족애를 다뤘다.

이상학 감독의 ‘엄마의 왕국’은 자기계발서 작가인 주인공 지욱이 모친의 갑작스러운 치매 소식을 듣게 되며, 소중한 가족을 지키기 위한 두 모자의 고군분투를 담았다. 

장만민 감독의 ‘은빛살구’는 뱀파이어 웹툰 작가 정서가 이혼한 아빠에게서 엄마의 빚을 받으러 나서며 가족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한다.

김솔해, 이도진 감독의 ‘통잠’은 임신을 원함에도 수년간 난임이 지속된 부부인 지연과 도진의 갈등을 사실감 있게 담아냈다.

남궁선 감독의 ‘힘을 낼 시간’은 국가인권위원회의 15번째 인권영화 프로젝트로, 흥행에 실패한 아이돌 삼인방의 뒤늦은 수학여행의 이야기를 통해 아이돌 산업의 문제점과 현재 청년세대의 모습을 담아냈다.

김장천기자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