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호영 예비후보가 지난 13일 경선 승리 소식을 접하며 지지자들과 함께 흥겨워 하는 모습.
안호영 예비후보가 지난 13일 경선 승리 소식을 접하며 지지자들과 함께 흥겨워 하는 모습.

22대 총선을 향한 더불어민주당 경선이 모두 마무리됐다.

민주당은 지난 13일 전북 10개 선거구 중 마지막으로 남았던 4곳에 대한 최종 경선 후보자를 발표했다.

민주당 최종 후보자들이 모두 결정되면서 당내 경선 총평과 못다 한 뒷이야기 등을 알아본다.

▲죽은 권력, 산 권력 못 이겨...전북 정치 지형도 변화 ‘꿈틀’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와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김부겸 전 국무총리의 ‘3인 공동선거대책위원장’ 체제를 발족시켰다.

그러나 이 대표는 전북은 물론 광주·전남을 아우를 수 있는 정세균 전 총리를 제외했다.

선대위원장으로 거론됐던 정 전 국무총리는 노무현재단 이사장직을 맡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확답을 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점은 정희균 예비후보가 컷오프되면서 재심 요구 기간과도 맞물린다.

같은 교차기간에서 일어났던 여의도 정치권 물밑 속 이야기들은 이 대표가 23대 국회를 친명계로 온전히 구성할 것이란 정치권의 해석에 비춰 갖가지 해석을 낳고 있다.

결국 정 전 총리는 선대위원장을 고사함으로써 ‘친명호’에 승선하지 않는 선택을 하게된다.

완주진안무주 정희균 예비후보는 친형 정세균 전 총리라는 정치적 배경을 업고 출사표를 던졌다.

진안 출신 정 전 총리의 전북 정치권에 대한 입지와 영향력은 두 말 할 필요가 없다.

당초 정 예비후보가 총선 출마에 대한 의지를 밝혔을 당시 정 전 총리는 손 사레를 쳤지만 가족들 부탁 등으로 결국 중립을 지키면서 인정해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본격적인 경선으로 접어들면서 정 전 총리 측근들이 정 예비후보 선거를 돕기 위해 진안군을 중심으로 움직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자 눈치를 보고 있던 관련 정치인들의 움직임도 정 예비후보 쪽으로 기울었다.

완진무 주민들 사이에서는 정 예비후보 뒤에 정 전 총리가 있다는 말이 파다하게 퍼질 정도였다.

경선 투표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그들 기대치와는 확연히 달랐다.

진안은 물론 완주와 무주에서 특출한 지지세가 결집되지 않으면서 정 예비후보 지지율이 높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 예비후보와 김 예비후보의 권리당원과 안심번호 투표 각각의 합계가 안 의원의 그것을 이기지 못하는 2배 차이를 보인 것이다.

정 전 총리의 영향력이 그만큼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전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정 전 총리 고향에서 그의 친동생이 패했다는 점은 정세균계 부활에 어두운 그늘이 드리우고 있다는 점에서 시사할 바가 크다.

▲전북 민주당 현역 8명 중 2명, 경선서 ‘손바뀜’..대폭 물갈이론 허구

전북 10개 선거구 가운데 민주당 소속 의원은 8명이다.

전주을 강성희 의원과 남원임실순창 이용호 의원의 지역구 변경으로 무주공산 선거구다.

이 가운데 민주당 현역이 경선을 통해 교체된 의원은 단 2명(25%)에 불과하다.

익산갑 김수흥 의원과 전주병 김성주 의원이다.

이들 선거구 공통점은 전북 대표적 올드보이인 4선 도전 이춘석 후보와 5선 도전 정동영 후보와 맞붙었다는 점이다.

익산갑 선거구에서 현역 김수흥 의원은 갑질 논란에 휩싸인데다 노년층을 제외한 표심의 확장성이 크지 않았다는 점이 패배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반면 이춘석 후보는 컷오프된 고상진 예비후보와 그의 지지 세력인 젊은층과 중년, 특히 여성층 표심을 흡수한 점이 승리의 동력으로 작용된 것으로 보인다.

전주병 정동영 후보는 피 말린 접전 끝에 현역 김성주 의원을 무너뜨렸다.

정 후보 승리 이면에는 반(反) 김성주에 서 있는 황현선 예비후보 지지 세력 표심이 이동하면서 막판 불거진 ‘여론조사 거짓응답 유도’ 논란을 눌렀기에 가능할 수 있었다.

지난해 새만금 잼버리 부실운영으로 촉발된 새만금 예산 대폭 삭감과 사업 전면 재검토, 선거구획정에 따른 의석수 감소 논란 등 현역의원 ‘대폭 물갈이론’은 실제 경선 과정에서 이뤄지지 않았다.

전북의 대표적 올드보이인 유성엽 전 의원은 윤준병 현 의원에게 무릎을 꿇은데다 김윤덕·이원택·한병도 현역의원이 지역민의 심판여부와 관계없이 단수공천을 받은 것도 현역 물갈이론을 피하게 된 원인으로 작용됐다./고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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