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할 수 없는 헤게모니죠.”

정부의 전방위적 압박에도 미동 없는 의료계 집단행동에 대해 강지숙 원광대학교 간호학과 교수는 이같이 표현했다.

강 교수는 “의료기사 등 간호사들을 대체할 수 있는 인력은 있지만 의사의 경우는 없다. 쉽게 말해 의사들은 간호사가 없어도 주사를 놓는 등 간호사 업무를 대신할 수 있지만, 간호사가 의사 업무를 못 하는 것”이라면서 “기본적으로 교육이 6년~10년에 실습까지 하는 이들을 대체할 수는 없다”고 했다.

의대 증원을 두고 정부와 의료계 사이의 첨예한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전공의 등 의사들은 정부의 전방위적 압박에도 미동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가 오는 29일을 복귀 마지노선으로 지정하는 등 강경 대응 일성에도 근무지를 이탈한 전공의들의 복귀는 깜깜무소식이다. 

일각에서는 의료대란이 오는 4월 총선 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27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대한의사협회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을 시작으로 12일 대한전공의협의회 집단행동 개시 등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대정부 투쟁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일 전공의 사직서 제출 및 무단이탈 집단행동 이후 정부의 ‘초강수’에도 불구하고 백기 투항은커녕 미동도 없이 강 대 강 대치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그동안 다른 직업들이 보여준 파업 결과와 다른 양상이다. 실제로 지난해 7월 의사와 같은 의료계에 속해있는 간호사들은 대규모 파업에 나섰다. 이후 파업 첫날부터 보건의료위기경보가 ‘주의’로 상향되기도 하면서 장기화 국면을 맞는 듯했지만, 이틀 만에 막을 내렸다. 당시 ‘환자의 생명을 병원에 두고 나왔다’는 비판적인 여론이 쏟아지는 이유 등으로 종료됐다.

하지만 이번은 다르다. 1만 명에 달하는 전공의들이 병원을 비운 지 일주일이 넘는 시간이 흐르고, 보건의료위기경보 최고단계인 ‘심각’ 단계로 격상했음에도 위축은커녕 일말의 움직임조차 전혀 없는 상태다.

오히려 도내 의과대생들이 집단으로 휴학계를 제출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병원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되는 신규 인턴마저 임용포기를 선언하며 상황은 극에 달하고 있다. 전국적으로는 전임의들까지 재계약 거부의사 나오는 상황.

의사단체가 정부의 29일 복귀 마지노선을 두고 ‘폭력’이라고 비판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번 의료대란 사태가 장기간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도내 한 사회학과 교수는 “다른 직업에 비해 인력을 양성하기 힘들어 희소성이 있고, 이를 대신할 대체제가 없다”면서 “이 같은 지위를 가지고 있다 보니, 집단행동 또한 사회적인 큰 파장을 불러오는 것.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상황이 곧 있을 총선 전까지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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