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박물관은 곡물을 도정하는 공간인 정미소를 통해 한국인의 생활문화를 살펴보는 정미소:낟알에서 흰쌀까지조사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는 우리나라 도정 방법의 변천, 근대 이후 등장한 정미소의 정착과 발전 그리고 도시화와 산업화 이후 쇠락하게 된 현재의 모습까지, 정미소를 중심으로 풀어낸 한국의 도정 문화를 전국 곳곳에 남아있는 정미소와 이에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정미소는 19세기 말 미곡 반출을 위한 근대 산업으로서 미곡항을 중심으로 설치되기 시작했다. 도정 성능의 우수함, 노동력 및 소요시간 절감 등의 장점에 힘입어 이내 곧 농촌지역까지 급속도로 확산되었으며 빠른 속도로 전통적 도정 도구를 대체했다.

식량증산정책의 시행 등과 맞물려 1970년대 후반 우리나라에는 정미소가 약 25천 개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농업 다각화로 쌀 생산량이 감소되고 식생활의 변화로 쌀 소비량까지 줄어들면서 많은 정미소가 수익 저하를 버티지 못하고 사라지게 되었다.

보고서는 일반적인 농촌 정미소에 더하여 역사 속으로 사라지거나 지금은 보기 어려운 형태의 정미소에 대한 현장조사 내용을 수록했다. 아울러 정미소가 사라진 후 그 역할을 대체한 미곡종합처리장의 운영과 가정용 도정기의 사용 사례를 조사해 현재의 모습을 살피고, 도시의 즉석도정 쌀가게, 폐정미소 활용 사례를 통해 정미소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 수 있을지 미래상을 그림으로써, 정미소를 둘러싼 한국인의 생활상을 풍부하게 드러내고자 했다./정해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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