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시가 시민으로서의 최고 영예인 남원시민의 장수상자를 발표한 이후 뒷말이 무성하다. 수상자 발표 이후 약간의 논란이 빚어지는 것은 보기 드문 일도 아니고 종종 벌어지는 일이어서 대수롭지는 않다. 하지만 올해 수상자에 대해서는 비판의 수위가 예사로 넘길 분위기가 아니다.

남원시는 지난달 7일 제29회 남원시민의 장 수상자 6명을 발표했다. 그런데 유독 문화장수상자에 대한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문화장수상자로 김주완 문화원장이 과연 적절한가이다.

그는 수십년간 남원성원고 교사로 재직하다 교장으로 퇴직한 후 다양한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 남원문화원장 외에도 남원문화관광해설사 회장, 남원문화도시 추진위원, 춘향제전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그의 주요 이력에 포함돼 있다.

여기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문제는 그가 현 최경식 남원시장의 고등학교 은사로서 지난해 지방선거 직후 시장직인수위원장을 역임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전국적으로 논란이 된 새 춘향영정제작의 주역이기도 하다. 무려 17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40~50대 남장여인 같은 모습의 영정을 제작해 시민사회와 국악계에서 큰 반발과 질타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남원시의 의뢰를 받아 이 사업을 주도했던 남원문화원장이 시민의 장을 받는 것이 과연 타당하냐는 지적이 일고 있는 것이다.

시민의 장은 향토의 명예를 드높이고 각 부문에서 지역발전을 위해 헌신 봉사한 자에게 시민의 이름으로 수여하는 남원시 최고 영예의 상이다. 시민의장 심사위원장은 최경식 남원시장이다.

김 원장의 최근 행적을 따져보면 그가 향토의 명예를 드높였다는 설명은 가당치 않다. 오히려 남원시와 춘향이라는 이미지를 조롱거리로 만들어 시의 명예를 땅바닥에 추락시켰다.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주는 것도, 받는 것도 서로 마다해야 할 상황이다.

오얏나무 아래서는 갓끈도 고쳐 매지 말라고 했다. 주지 말아야 할 이유도, 받지 않아야 할 이유도 차고 넘치는 데 따가운 여론 따위 아랑곳없이 주고받고 하는 것을 보면 아득히 상식을 넘어선다.

상은 추천과 심사에 있어서의 공정한 절차와 함께 수상자에 대해 받을만하다는 평가가 뒤따라야 의미가 있고 명예롭다. 명예로운 상이라고 해서 절차와 세간의 평가를 무시한다면 상의 명예도, 본인의 명예도 지키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그러려고 선거운동 도와주고 인수위원장 했는갑지라는 한 시민의 비아냥이 예사로 들리지 않는다.   /남원=김수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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