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고 따뜻한 날씨가 반복되는 요즘, 변산해변 자전거길을 달려보는 건 어떨까? 변산해변 자전거길은 어느 계절에 가도 멋진 경치와 추억을 선물해준다. 아직 전체 구간이 자전거 전용도로는 아니지만 자전거 우선 도로이고 이정표나 자전거길 표시가 잘돼 있다. 또 군데군데 공사 중이라 조심조심 페달을 밟아야지만 안전장비만 잘 착용하면 안전하게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전북 천리길과 나란히 달릴 수 있는 길

라이딩은 고사포 해수욕장에서 시작해 첫 번째 고개를 넘는다. 약간 가파른 언덕인데 보기보다는 심하지 않아 다행이다. 오른쪽 아래로 작고 예쁜 포구가 보인다. ‘성포항이다. 너무 작은 항구라 영화 세트장인 듯한 느낌마저 들게 한다.

첫 휴식은 고개를 넘어 바로 앞에 있는 하섬 전망대이다. 날씨가 흐린 것이 너무 아쉽지만 그래도 조용하고 집중은 더 잘되는 것 같다. 하섬은 썰물 때면 육지와 연결되는 신비한 섬이다. 바닷바람과 파도 소리가 너무 달콤한 곳이다.

이 길은 차와 함께 달리는 공도지만, 바로 옆에는 전북천리길 부안마실길 3코스가 나란히 함께 한다. 중간중간 보이기도 하고 또 만나기도 한다. 자전거 타는 사람들은 많지 않은데 전북천리길을 걷는 사람은 많다.

길이 낙타의 등처럼 오르락내리락한다. 그래도 바다 구경에 천리길 걷는 사람들 구경에, 예쁜 개인 해변 같은 곳을 구경하면 하나도 힘이 들지 않는다. 격포항까지 가는 동안 약 십 여 곳의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지만 정말 겨울이라 그런지 하나도 힘이 들지 않고, 땀도 나지 않는 게 신기하다. 아마도 너무 멋진 곳이라 그런 것 같다. 옆길을 걷는 사람들도 아주 행복해 보인다.

첫 번째 만나는 쉼터와 카페가 있는 곳 부터는 자전거 전용도로를 달릴 수 있다. 바닥에 파란 칠을 한 구간이다. 이때부터 경치도 더 멋있어지고, 바람도 더 신선하게 느껴진다. 모퉁이를 돌 때마다, 언덕을 넘을 때마다 궁금증이 몰려온다.

특히 적벽강을 지나는 구간은 정말 고개를 넘고 모퉁이를 돌아 새로운 경치가 펼쳐질 때 마다 한 번도 실망을 주지 않는 정말 감동적인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진다. 동해안 자전거길도 나름 매력이지만 이곳 적벽강 구간은 정말 절경의 연속이다.

새봄이 더 기다려지는 길

자전거 전용도로는 격포해수욕장 입구에서 끝이 나고, 이내 공도를 따라 격포해수욕장에 닿는다. 워낙 유명한 곳이라 사람들도 많다.

공도를 따라 격포항까지 오니 이곳은 더 맑음이다. 정말 파란 바다를 보고 있으니 배를 타고 떠나고 싶은 마음까지 든다. 이곳은 정말 연말 라이딩의 최고 코스인 것 같다. 길지 않고, 예쁘고, 아름답고, 멋있고, 맛있는 곳 모두 있는 곳이다.

투명한 바닷물 위에 떠 있는 배를 보니 마치 하늘에 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수산시장은 사람이 북적여 걷지 못할 정도이다. 코로나가 잠잠해지고 겨울이 오니 수산시장은 더 바빠진 것 같다.

갔던 길을 다시 돌아 차가 있는 고사마을로 가는 길도 낙타등처럼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지만, 신기한 도깨비 도로인지 아니면 기분 탓인지 한두 고개는 내려오는 탄력으로 넘을 수 있다.

가면서 그냥 지나쳤던 성포항에 잠시 들러보자. 변산반도에 숨어있는 미항이다. 작고 예쁜 포구이다. 마치 주말연속극 세트장같이 조용하고 예쁘다.

특히 바닷물이 너무 맑다. 우리나라 항구 중에 이렇게 바닥이 잘 보일 만큼 깨끗한 포구가 있을까한다. 여름에 오면 물안경과 오리발이라도 가지고 와야겠다는 충동이 들 정도다./김대연기자 /자료제공= 전북도청 전북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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