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자 장기기증은 기증하는 가족들의 슬픔을 사랑으로 승화시키고, 장기를 받는 환자와 가족들에게는 새 생명을 선사하는 선물이다.”
신장내과 의사로서 최초로 장기기증에 대해서 상담하고 기증을 권유하는 전담의사가 된 전북대 박성광 명예교수의 말이다.
박 교수는 88명의 뇌사 장기기증자의 이야기를 수록한 ‘심장이 멎기 전, 안녕 내 사랑(신아출판사)’을 펴냈다.
책은 총 2편으로 나눠지며, 각 편은 3부와 2부로 구성돼 있다.
1편 ‘네 꿈이 끝날 때 네 청춘도 끝난다’는 저자의 삶에 대한 단편들을 모아 수록했다. 저자가 의사로서, 아빠로서, 남편으로서 살아가면서 지나쳤던, 만났던, 만날 수밖에 없었던 이야기들을 담았다.
2편 ‘심장이 멎기 전, 안녕 내 사랑’은 저자가 신문이나 잡지에 기고했던 글과 경험담을 수록하는 한편, 장기기증에 관한 기록과 직접 가족들과 인터뷰한 내용과 사진을 추가해 장기기증에 대한 사연과 마음을 전하고자 했다.
제일 어린 기증자인 5개월 난 김도준이라는 아기의 사연부터 최고령 기증자 85세 김이금 할아버지의 이야기가 빼곡하게 들어있다.
또, 실제로 장기를 기증받은 수혜자의 편지를 함께 수록하기도 했다.
이 책의 표지는 장기를 기증해주신 분들의 사진이다. 말기 중환자들을 살린 의인들인 것이다.
박 교수는 “얼굴도 모르는 말기환자들에게 새 생명을 주기 위해 장기를 기증하신 뇌사자 가족분들과 불철주야 고생하는 전북대학교병원 이식팀원들에게 바치는 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뇌사자 장기기증이 무엇이고 기증하는 가족들의 극심한 슬픔을 숭고한 사랑으로 승화시키는 희생에 대해서 증언하고자 한다”며 “나아가서 더 많은 분이 장기를 기증함으로써 장기이식 외에는 치료법이 없어서 장기기증을 학수고대하고 있는 말기 중환자들이 새 생명을 얻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고 전했다.
박성광 교수는 1980년 전북대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1989년 전북대학교병원에서 처음으로 신장이식 수술을 한 때부터 이식 환자를 보기 시작한 뒤 1998년부터 본격적으로 장기기증 전담의사로 일을 해왔다. 2010년 대한신장학회 회장, 2011년 전북대 장기이식센터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전주 함께하는 내과 원장이다./임다연 기자·idy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