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롯데백화점 폭파 협박 사건’이 발생한 지 닷새째가 됐지만, 용의자의 인적사항도 특정되지 않고 있어 경찰 수사가 답보상태에 놓였다. <본지 지난 8일자 4면>

하지만 경찰은 폭발 협박범이 시내버스를 이용해 이동한 정확을 포착, 기존 공개 수배한 전단지보다 뚜렷하게 나온 인상착의를 확보해 수사에 열을 올리고 있다.

▲경찰, 단독범행으로 추정 =경찰은 설 연휴가 끝나는 12일부터 용의자 신원확보에 급물살을 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백화점 폭발 협박범이 지난 7일 승용차가 폭발한 효자공원묘지 주변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전주지방법원 주변으로 이동한 사실을 CC(폐쇄회로)TV를 통해 확보했다. 또한 주변 공중전화에서 백화점에 보낸 퀵서비스와도 통화한 사실을 확인한 상태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단독범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범행 당시, 효자공원에서 유력 용의자가 혼자서 버스를 타고 이동한 것을 근거로 삼는다. 경찰관계자는 “이번 사건에 공범이 있다면 효자공원에서 대기한 차량을 함께 이동했을 것이다”며 “공범이 있는 지 여부는 수배내린 용의자를 잡은 뒤 수사를 해봐야 밝힐 사항이다”고 했다.

한 남성이 사건 전날인 6일 제보 형식으로 방송기자에게 “자살사이트 운영자다. 회원들 간에 음모를 꾸미는 것 같다”고 말해 2인 이상의 범행으로 추정하게 했다. 다음 날 효자공원묘지 주차장에서 실제 승용차가 폭발하고, 백화점 폭발 협박이 이뤄져 제보의 신빙성을 높였다. 그러나 경찰은 제보한 남성이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수사 CCTV 집중 =경찰은 설 연휴가 끝나는 12일부터 수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협박범이 방송기자를 통해 요구한 돈을 받기로 한 약속장소마다 따라다니며 경찰의 미행을 지켜봤을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기 때문이다.

협박범은 경찰의 추적을 예상하고 만나기로 한 약속 장소를 전주 세무서와 전주 서신동, 전주역 등 3곳으로 잇따라 바꿨다. 협박범은 당시 방송기자에게 “왜 경찰을 데리고 나왔냐. 너희랑은 이야기 못 하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그 뒤 경찰의 위치추적을 피하기 위해 전주 인후동 안골사거리에서 휴대전화 전원을 껐다.

경찰은 약속 장소의 동선을 위주로 주변 가게 등 CCTV를 분석해 용의자가 탄 차량을 선별할 예정이다. 설 연휴로 휴업 중인 가게들이 많은 탓에 연휴가 끝나는 12일부터 CCTV 자료를 확보해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차량 폭발 어떻게 했나 =사건 소식을 접한 이들은 하나같이 어떻게 차량을 폭발시켰냐는 것이었다. 당시 현장에는 방송기자가 지켜보고 있었지만, 불을 붙이거나 폭발시킨 사람을 찾아볼 수 없어서다.

경찰은 폭발원인을 밝히기 위해 지난 8일 과학수사계와 특공대 폭발물처리반과 함께 폭발한 차량에 대한 감식을 벌였다. 그 결과, 경찰은 차량 내부에 놓인 LPG용기가 과열되면서 폭발한 것을 추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차량 내부에서 휘발성 물질 냄새가 나는 걸로 봐선, 차량 내에 불을 지른 뒤 LPG용기의 내부압력을 급격히 상승시켜 차량을 폭파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이 협박범에 대해 신고포상금 300만원을 걸고 공개수배에 나선 상태다. /김승만기자·na1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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