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30일 수면제와 연탄을 이용해 자신의 부모와 형제를 존속 살인한 피의자 박모(25)씨에 대한 현장검증이 실시됐다.
7일 박씨는 현장검증을 위해 검은색 상하의 차림에 마스크와 캡모자를 푹 눌러쓰고 현장검증에 임했다.

오후 1시께 전주시 팔복동 철물점에 도착해 연탄과 화로 구매 당시를 재연했다. 연탄 구입 시기를 묻는 경찰에 박씨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인터넷을 통해 화로를 구입했다‘고 말했다.

박씨가 다시 차량에 실려 이번 사건의 결정적 범행 장소인 송천동 자택으로 이동 1시 20분께 박씨가 자신의 집 주차장에 도착하자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영하 6도가 밑도는 추위에도 사건의 현장검증을 보기 위해 모인 30여명의 주민들은 “짐승 같은 놈을 왜 마스트를 씌우고 모자를 씌우고 그래? 싹 벗겨버려~저 죽일놈!”라며 존속살인을 저지른 박씨에게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박씨는 집안으로 들어가 범행 당시 부모와 형에게 수면제를 탄 음료를 가져다주고 화로를 피워 부모와 형 방에 가져다 놓는 등의 당시 상황을 태연하게 재연했다.
이어 범행 전 연탄과 화로 등을 집안에 옮기고 가족이 죽은 후 형에게 범행을 뒤집에 씌우기 위해 연탄 등을 형 승용차로 옮기는 장면을 차례로 재연했다.

현장 검증을 마치고 자택에서 나온 박씨는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던 중 “엄마가 제일 보고 싶다”며 우는 모습을 보였지만 눈물은 끝내 보이지 않았다.

3시간에 걸쳐 현장 검증을 마친 경찰 관계자는 "박씨는 진술한 내용대로 범행을 재연했다"면서 "아직 정확한 범행동기가 나오지 않은만큼 추가 조사를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원룸 현장 검증을 마지막으로 마친 박씨는 4시께 다시 유치장으로 수감됐다./신혜린기자·say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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