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벌들의 왕성한 활동이 시작되면서 ‘벌 쏘임’사고로 이어지고, 그로 인한 인명피해도 잇따르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무주 덕유산 국립공원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던 강모(58·여)씨가 지난 24일 오후 2시 40분께 숨졌다. 갑자기 숨 쉬기가 어렵고 혈압이 떨어지면서 쇼크를 일으켜 숨진 것이다. 쇼크 증상이 나타나면 30분 이내로 사망한다. 강씨가 급성 알레르기 쇼크에 걸린 것은 지난 19일 말벌에 쏘인 탓이었다. 이날 오전 9시께 무주군 설천면 덕유산 국립공원 안에 있는 통나무 주택을 청소하던 중 말벌에 머리를 수차례 쏘인 것이다. 무주의료원을 거쳐 대전에 있는 대형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았으나 5일 후 숨졌다.

벌에 쏘여 숨진 사고는 지난 23일에도 있었다. 오후 4시 10분께 임실군 성수면 태평리 대왕마을의 야산에서 벌초를 하던 박모(51)씨가 벌에 쏘였다. 박씨는 벌초 대행업자로 동료 3명과 함께 예초기로 풀을 베던 중이었다. 치료를 위해 남원의료원으로 옮겼으나 박씨도 이송도중 쇼크를 일으켜 숨졌다.

앞서 지난 21일 오전 10시 21분께 완주군 봉동읍 제내리 신촌마을에서 주민 김모(64)씨가 마을 모정(茅亭) 주변에 있던 넝쿨을 제거하던 중 벌집을 건드려 머리 뒤쪽에 한차례 벌침을 쏘였다. 김씨는 119구급대가 도착하기 전부터 쇼크를 일으켜 1시간여만에 목숨을 잃었다.

도내에서만 벌 쏘임 사고로 일주일새 3명이 희생됐다. 이들은 모두 쇼크사였다. 일명 ‘아나필락시스’로 불리는 급성 알레르기 쇼크였다.

벌에 맞은 뒤 생겨나는 증상은 붉게 색변화(혈관성부종)가 생겨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알레르기가 있는 이들은 전신에 두드러가기 생겨나거나, 기침 및 호흡곤란, 식은땀과 어지러움증 등을 호소할 수 있다. 그 중에 가장 위험한 것이 바로 급성 알레르기 쇼크 인 것이다.

최근 벌의 왕성한 활동이 시작되면서 벌 쏘임 사고로 인해 목숨을 잃은 사례가 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20일도 채 남지 않은 추석을 맞아 벌초 등으로 산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어 벌 쏘임 사고에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소방관계자는 벌에 쏘였다면 핀셋 등을 이용해 침을 빼낸 뒤 얼음찜질이나 찬물로 닦아낼 것을 조언했다.

소방관계자는 “대부분이 스스로 벌집을 없애려고 분무형 살충제 등에 불을 붙여서 벌집제거를 시도하는 위험한 행동을 하는데, 이는 자칫 벌의 화를 돋워 더큰 화를 입을 수 있다”면서 “벌집을 발견하면 그 자리를 피하고 즉시 119에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김승만기자·na1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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