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병원은 사람의 몸만을 치료하는 곳이 아니다. 미술작품을 통해 마음의 상처까지도 치유하는 병원의 미술관 겸 박물관 운영이 붐을 이루고 있다.

오는 10일 개관하는 전주 예수병원(원장 김민철)의 의학박물관(기독의학 연구원 내)에서 문화재청 근대문화유산 5점을 포함한 귀한 150여점의 사료들이 환자와 일반 시민들을 위해 공개된다.

지난 2008년 도청사 갤러리에서 특별전으로 전시된 바 있으며 이번 개관과 함께 근대문화유산을 비롯해 여러 사진과 의학품들이 새롭게 선보인다.

의학품을 비롯한 수술기구를 통해 지역의 의학 발전사를 볼 수 있으며 사진 자료들은 과거 예수병원에서 봉사했던 선교사들이 촬영한 다양한 모습을 모아 의미를 담은 작품들로 전시된다.

이와함께 개관된 의학박물관에는 한국전쟁 직후의 희귀한 컬러 사진과 당시의 풍경 등이 오롯이 전시되어 있다.

희귀한 작품으로 100여년전인 1898년 말을 타고 왕진을 가는 모습의 잉골드 사진을 비롯해 1955년의 중앙심부기록지, 1930년대의 방광내시경 등 근대문화유산에 등재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희망, 풍경, 사람, 예수병원 역사를 담아낸 사진과 함께 우리의 아련하고 아픈 역사의 잔잔한 여운이 남는 에세이를 전한다. 특히 관람객들은 한국전쟁을 전후한 우리시대의 절망의 상황에서 희망 하나로 안타까운 현실을 함께 치유해줬던 선교사들의 따스한 시선과 사랑의 수고를 읽을 수 있다.

또 예수병원의 설립자인 마티 앙골드와 남편 루이스 테이트 목사의 사진을 비롯해 한국전쟁에서 전방군병원 지정으로 당시 구바울 병원장의 모습 등이 전시된다.

전시되는 작품 중 사진을 제공한 부마리아 간호사는 1948년부터 1952년까지 예수병원에서 간호사로 봉사하면서 한국전쟁 고아를 위한 탁아소를 세우고 뜨거운 모성으로 아이들을 돌보았다.

당시 25세에 예수병원에 온 그녀는 1910년에 한국에 와서 봉사한 탈마지 선교사의 막내딸이기도 하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한국에서 봉사하던 그녀는 한국전쟁에서 부상을 입고 예수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한 미국 종군기자 부례문을 만나 사랑에 빠졌다.

현재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부마리아 여사는 아흔에 가까운 고령임에도 아프리카 말리의 불쌍한 고아들을 위한 후원금을 모금할 털실 인형을 직접 만들고 후원금을 모집할 정도로 국경을 초월한 사랑과 열정에 노력하고 있다.

여러 의학 유물을 비롯한 훈훈한 감성을 자극한 사진 한 장에 주는 감동에 전시장에서 펼쳐져 따듯한 의학박물관으로 환자들과 시민들에게 안식의 자리로 함께할 예정이다.. /송근영기자·s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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