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것만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박물관을 이해한다는 이제는 곤란하다. 최근들어 문턱을 낮추며 대중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박물관이 다양한 문화행사를 통해 지역문화 제대로 알기와 고전과의 대화를 나누고 있다.

화사한 봄볕처럼 전주역사박물관과 전주시평생학습센터 등이 유쾌한 문화행사를 통해 박물관의 이미지를 새롭게 이어내고 있어 화제다.

백제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우리 역사 속에서 전주, 전북과 관련된 문화유적을 되짚어보는 답사로 많은 호응을 얻었던 '전주재발견 현장답사'가 올해에도 이어진다. 지난 2001년도에 시작되어 올해까지 9년여에 걸친 꾸준한 답사로 '전주의 역사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간판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은 전주재발견 현장답사가 3월부터 11월까지 총 16회에 걸쳐 진행된다.

후삼국의 팽팽한 각축전 속에서도 전주를 왕도로 문화강국을 이룩했던 후백제를 찾아 떠나는 '중바위에 서린 후백제 정신'을 비롯해 조선왕조를 낳은 풍패의 땅이자 전라도의 수도였던 전주와 전주인의 역량을 느껴볼 수 있는 '전주에서 싹튼 조선왕조', 그리고 '정유재란 전적지에 깃든 충절과 호국정신', '남고산성에 어린 역사와 문화', 예향 전주의 원류를 찾는 '호남 선비 문화의 역사'등 굵직하고 거시적인 관점으로 우리 땅 전주와 전북의 역사와 문화를 들여다 보는 자리다.

오는 13일 진행되는 올해 첫 번째 답사는 '전주에서 싹튼 조선왕조'를 주제로 태조 이성계 어진 봉안 600주년을 맞는 경기전,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했던 전주사고, 전주이씨의 시조인 이한과 시조비 경주김씨의 위패를 모신 조경묘, 강학과 배향의 기능을 갖춘 전주향교 등을 탐방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 답사에서도 곽장근 군산대교수, 서종태 호남교회사연구소실장, 하태규 전북대교수, 홍성덕 전주대교수, 이동희 전주역사박물관장 등이 강사로 나서 전주의 뿌리깊은 역사에 대한 조명을 이어낼 계획이다.

전주의 역사와 문화를 사랑하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전주문화사랑회와 전주를 대표하는 지역사박물관인 전주역사박물관이 공동으로 주관하는 전주재발견 현장답사는 전주시민을 대상으로 매월 2주 토요일(정기답사)과 4주 토요일(기획답사)에 진행되며, 안내와 신청은 전주문화사랑회 홈페이지(http://www.okjeonju.net)를 통해 이루어진다.

전주시평생학습센터도 16일부터 4월 20일까지 매주 화요일 '2010 유쾌한 인문학 제 2탄'을 선보인다. 전주시민을 대상으로 선착순 60명을 모집하는 이 강좌는 전북대학교 인문한국연구단 쌀·삶·문명연구원과 손을 잡고 이론강좌 6강좌와 현장답사 1강좌를 구성됐다.

'사색과 사실의 세계, 조선시대 회화'란 주제를 내세운 이 강좌는 계회도, 산수화, 진경산수화, 풍속화, 근대회화, 지도식회화 등이 상론된다. 정병모 경주대교수와 윤진영 한국학중앙연구원 전임연구원 등이 강사로 참여해 조선시대 회화를 집중적으로 조명할 예정이다. 자세한 문의는 241-1123이다.

비교적 저렴한 참가비와 유명강사가 길라잡이로 나서는 문화유산 강좌는 전주와 전북은 물론 한국을 바로 아는 뜻깊은 자리다./이상덕기자·lee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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