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병조 중국충칭우전대교수

 필자가 거주하고 있는 충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쓰촨성의 성도인 청두가 있다. 청두시의 관할인 두장옌(都江堰)은 중국의 물관리에 있어서 중요한 역사성이 있다. 두장옌은 현급시라고 해서 중국의 행정구역으로서는 작은 시에 속하는데 인구는 약 70여만 명이고, 면적은 1,208㎢으로 전주시의 약 6배로 우리와 비교하면 그리 작은 도시는 아니다. 청두 쌍류 국제공항까지는 58㎞로 한국에서도 접근성이 좋은 도시이다.
 두장옌이 특별한 것은 칭청산-두장옌, 판다 서식지 두 곳의 세계문화, 자연유산, 관개공사 유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가 최초의 우수 관광도시이자 보기 드문 '세 가지 유산' 도시로 국가 AAAAA급 명승지를 보유하고 있다. 이 두장옌은 쓰촨지방의 젖줄이며 삼국지의 촉나라의 수도인 청두를 오늘날까지 대도시로 있도록 만든 도시이다. 중국 고대의 우임금과 요순시대의 임금들이 물을 다스리는 치수에 온 정성을 다한 것을 볼 때 예나 지금이나 물은 인류역사의 중요한 일부분이였다.
 이야기의 주인공인 리빙(李?)은 기원전 256년~251년에 전국시대의 진 소왕(秦昭王)에 의해 촉군의 태수로 임명되었다. 재임동안 리빙은 물을 다스려 뛰어난 업적을 세웠다. 그와 아들은 민강 유역에 인부들을 징발하여 두장옌 수리 공사를 시작하였다. 고안한 대나무 물망태와 삼발이로 고정시켜 제방을 쌓은 후 청두 평원이 천부지국이 될 수 있는 견고한 토대를 마련했다. 백성들은 후대에 리빙 부자를 기리기 위해 두장옌에 이왕묘를 지었으며 이왕묘는 유명한 명소가 되었다.
 오늘날 천부지국(天府之國), 하늘의 곳간이라 부르는 청두평원은 고대에는 수해와 가뭄이 극심했던 곳이다. 이백(李白)이 촉도난(蜀道難)이라는 유명한 시에서 당시의 어려움을 시로 표현했다. 이러한 상황은 민강과 청두 평야의 열악한 자연 조건 때문에 발생한 것이었다. 두장옌의 민강은 장강 상류의 큰 지류이며 쓰촨 분지의 서쪽은 중국의 비가 많이 오는 지역이다. 민강의 홍수가 범람할 때마다, 청두 평원은 온통 물바다였다. 민강의 수해는 장기간의 재앙을 초래하여 고대 촉나라의 생존과 발전에 큰 장애가 되었다. 리빙은 먼저 민강 수해를 근절하고 쓰촨과 서부의 농업을 발전시키며 청두 평원을 안정되게 만들고 진나라가 중국을 통일할 수 있는 경제적 기반을 만들었다. 민강의 흐름을 세 부분에서 나누어 홍수를 예방하고 그중의 하나를 청두 평야로 흐르게 하여 옥토로 만들었다. 그 뒤에도 중국의 각 왕조에서 끊임없이 보강하고 최근에 중국정부에 까지 내려와서 중국의 치수공사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모범이 되었다. 
 지금도 청두에 가면 천부(天府), 중국어로 티엔푸(天府)라는 지명을 쉽게 볼 수 있다. 대표적인 게 티엔푸신구(天府新區)이다. 청두의 티엔푸신구는 중국의 국가급 신구이다. 면적이 1,578㎢로 청두의 몇 개 행정구역을 통합한 경제 발전지구이다. 2021년 4,158억위안의 생산량을 올려 중국 전체 국가신구에서 가장 뛰어난 실적을 올렸다. 그리고 2005년부터 조성된 청두 티엔푸 소프트웨어공원은 국가급 소프트웨어 기지이다. 이곳 역시 중국의 국가급 소프트웨어기지 중에 최고의 실적을 보여준다. IBM, NEC, GE, 화웨이, 알리바바, WIPRO 등 250여개의 세계적인 기업이 입주했고, 그중 외자기업이 40%이다.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은 35,000여명이다. 게다가 12,000㎡의 인재양성센터가 입주한 1,000여개 기업에 인재를 공급한다.
 전국시대 두장옌의 탁월한 리더인 리빙이 치수 관리를 성공했기 때문에 티엔푸지국(天府之國)이 청두에 생겨난 것이었다. 4대강사업은 우리나라 치수사업인데 성공여부가 지속되는 논쟁거리이다. 또한 새만금사업 역시 건설 당시와는 다르게 그때그때 사업을 바꿔가며 30여 년을 내려오고 있다. 만경강과 동진강의 치수관리문제도 해수유통문제이 갈팡질팡하며 아직도 결론을 내지 못하고 진행 중이며, 우리에게 어떤 미래를 담보할 것이지는 아무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새만금산업단지 역시 청두보다는 미래의 꿈을 주기에는 빈약해보인다. 2,300년 전 리빙의 결단이 오늘날 청두를 2,100만 도시를 건설했듯이 새만금이 후대에 천부지국(天府之國)으로 남을 것인지 주목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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