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전북 전주시 덕진구 전주천동로에 있는 빗물받이가 진흙과 나뭇잎으로 막혀있다./장경식 기자 guri53942@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 설치된 빗물받이·배수구가 각종 쓰레기와 토사로 막힌 채 방치돼있어 신속한 정비가 요구된다.

17일 오전 전주시 완산구 남부시장 인근 도로변. 도로변에 설치된 빗물받이 뚜껑 위로 축축하게 젖은 낙엽과 토사, 누군가 버리고 지나간 빨대며 페트병 따위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구멍이 숭숭 뚫려 있어야 하는 빗물받이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근처에 있는 다른 배수구도 잎이 넓은 낙엽 따위로 꽉 막혀 있어 물 샐 틈이 없었다.

전체 면적의 80% 이상이 썩은 낙엽과 모래로 꽉 차 유사시 제 기능을 할 수 있을지 의심되는 빗물받이들도 일부 있었다.

전주시 덕진구 팔복동 공단 인근 한 도로변도 상황은 비슷했다.

빗물이 빠져나가야 할 도로 옆 배수구 앞에는 쓰레기들이 여기저기 튀어나와 있었다.

플라스틱 컵이 거꾸로 꽂혀있거나, 낙엽들로 반쯤 틀어막히다시피 한 배수구도 눈에 띄었다. 부피가 큰 쓰레기들이 앞서 입구를 막고 있다 보니 재차 비가 내릴 경우 다른 부유물들로 인한 침수 피해도 우려됐다.

실제 이곳과 인접한 사거리에서는 지난 7월 1일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퇴적돼 있던 낙엽 등이 배수구와 빗물받이를 막아 인근 도로가 물에 잠기는 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근 주민 이모(72)씨는 “도로변에 주차된 차들 때문에 안 보여서 못 치운 건지, 여기 상태가 좋지 않아서 빗물받이와 근처 땅을 구분 못해 안 치우는 건지 모르겠다”며 “이제 낙엽 질 때가 되면 그것도 다 흘러들어와서 더 막힐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을 비롯해 중부지방 등지에서는 지난 집중호우 당시 쓰레기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된 빗물받이·배수관이 침수 피해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전주시 관계자는 “매일 각 구청에서 하수도 정비를 담당하고 있는 팀들이 관할 구역을 돌며 정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많이 막힌 구간의 경우 업체에 의뢰해 청소도 병행하는 중”이라며 “각 담당구역 내에 10만 개가 넘는 배수구·빗물받이 등이 있다 보니 미처 정비하지 못한 곳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상이 있는 곳에 대해서는 추가적으로 청소할 것”이라며 “수해를 막기 위한 기초적인 시설이니만큼 꼼꼼히 돌아보도록 하겠다. 시민분들께서도 빗물받이가 제대로 기능할 수 있도록 근처에 쓰레기를 버리지 말아달라”고 덧붙였다./김수현 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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