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후보가 전당대회를 앞두고 자신을 향한 여러 의혹에 대해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이 후보는 이날 자신을 둘러싼 각종 논란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입장을 밝히고 당 대표 후보로서 가치와 비전을 강조하며 당심을 파고든 반면, ‘97주자’(90년대 학번·70년대생) 박용진·강훈식 의원은 ‘단일화’ 여부를 놓고 샅바싸움을 이어갔다.

이재명 후보는 3일 오전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수사당국이 배우자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수사를 이달 중순께 마무리하겠다고 예고한 것과 관련해 “민주당 전당대회에 맞춰 수사를 끝내겠다고 하는데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며 “대놓고 정치 개입하겠다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후보는 “수사에도 균형과 형평성이 필요하다”며 “선진국 중에 기소·수사권을 가진 검찰과 경찰이 그 권한을 가지고 정치에 개입하고 정치에 영향을 주고 특정 정치 세력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복무하는 나라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것은 가장 심각한 국기문란으로 법 적용은 공평해야 한다”며 “법 앞의 평등이 가장 중요한 영역”이라고 부연했다.

자신과 부인 김혜경 씨를 대상으로 한 각종 고발 사건이 당내에서 ‘사법 리스크’로 언급되는 데 대해선 “국민의힘의 고발에 따른 수사를 사법 리스크라고 표현하는 것 자체가 매우 유감스럽고 서글프다”고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

당내 일각에서 이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사당화’가 될 것이라는 비판에 대해선 “사당화는 불가능하다”며 “본인들 공천 걱정하지 말고 당을 위해 할 수 있는 전력을 기울이면 국민과 당원이 기회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온라인 플랫폼’과 관련한 발언 중 논란이 된 부분에 대해서는 “민심과 여의도 마음이 불일치한다는 것을 최근에 실감한다"며 ”결국은 당원과 당의 소통이 부재하기 때문“이라고 발언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그는 “감정적인 대응 표현과 억압적 형태, 폭력적 표현, 문자폭탄이라고 불리는 방식의 의견 개진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후보와 경쟁하는 박용진·강훈식 후보는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일부 당원 투표가 시작된 이날까지도 진전이 없는 상태다. 이날 강원, 대구·경북 지역 본경선 투표가 시작된 만큼 합의가 늦어질수록 사표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박용진 후보는 이날 인천시 남동구 민주당 인천시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후보의 ‘남 탓 노선’과 박용진의 ‘혁신 노선’은 이번 전당대회의 승부처가 될 것”이라며 “노선 투쟁을 통해 이재명 후보와 1대1 대결 구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강훈식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선 “당원 투표가 오늘부터 시작한 만큼 선택권 보장을 위해서라도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며 “합리적인 방안이 마련되길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강훈식 후보는 단일화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강 후보는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 후보가 1대1을 만들겠다고 말한 것을 보니 결국 ‘친명(친이재명), 반명(반이재명)’ 대결하자는 것 같다. 저한테 자꾸 ‘반명 연대’를 요구하고 있다”며 “반명 연대로는 민주당을 이끌 수 없다”고 밝혔다./김대연기자·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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