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연석산미술관 레지던스 5기 입주작가 성과보고전’의 첫 주자로 쌍둥이 작가 아롱다롱이 나섰다.

연석산미술관은 지난 5월 온라인 공모를 통해 13명(국내 11인, 국외 2인)의 지원신청을 받아 1차 서류심사를 거친 후, 심층 면접을 통해 김형숙, 아이노아 마르티네즈(Ainhoa Martinez, 스페인), 발진냠 수흐벌드(Baljinnyam Sukhbold, 몽골), 김아롱·다롱, 이부안, 최은우 등 7명의 국내외 미술작가가 입주작가로 선정됐다.

현재 전반기 입주작가로 아롱다롱, 이부안, 최은우 작가가 한국 8대 오지 중 하나인 완주군 동상면에 자리 잡은 연석산미술관에서 창작활동에 온 힘을 쏟고 있다.

▲ Le contraste(대조), 81x100cm, 캔버스에 아크릴, 2022

그중에서도 아롱다롱 작가는 오는 2일부터 15일까지, 구(球, sphere)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것을 조형적으로 창출한 선명한 색상의 회화와 설치작품 30여 점을 세상에 선보인다.

작가는 구와 거울을 통해 우리에게 묻는다. “오늘도 당신은 안녕하십니까?”라고.

▲ 아롱다롱, La méditation(성찰), 아크릴에 거울필름, 석고밴드에 점토, 2022

석고 밴드로 만든 구를 들여다보면, 여호와가 흙으로 정성스럽게 사람의 형상을 만든 것처럼 정성스럽게 빚어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언뜻 보면 똑같아 보이지만 저마다 미묘한 변화를 주어 같으면서도 다르다.

흰 구에 비친 빛을 용서로, 반사광을 회개로, 그림자를 죄로 설정했다. 작가에게 구는 자신 자체이며 무명씨로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람이다.

문리 미술평론가는 “인간의 자아 주체성을 명확하게 인식하는 도구인 거울의 속성을 영민하게 활용해서 무한반복적인 공간을 연출한다”며 “긍정적 힘이 충만한 아롱다롱 작가가 제시한 현대미술의 기호와 상징 속에서 익숙한 것들을 낯설고 소중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 아롱다롱, Le contraste d'orange(주황색 대조), 캔버스에 아크릴, 석고밴드, 2022

아롱다롱 작가는 “번잡한 도심을 벗어나 고즈넉한 풍광 속에서 깊이 있게 생각하고, 맘껏 작업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김아롱·다롱은 쌍둥이로 태어나 하나의 팀으로 활동하고 있다. 프랑스 베르사유 미술학교에서 학사, 판테옹 소르본 파리1 대학교 석사과정을 수학하고, 뉴욕·서울·부산·대구에서 10회 개인전을 했으며, 프랑스 판화 축제, 넥스트 아트페어, 프랑스 파리 국경 없는 아트공간 국제 레지던시에 참여했다.

한편, 레지던시는 미술작가들이 일정 공간에 체류하면서 창작·발표하고, 지역민과 교류하고 소통하면서 자신들의 예술세계를 성숙하게 다지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연석산미술관 레지던시는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의 창작공간 지원사업으로 진행되며, 오는 16일부터 29일까지는 이부안 작가, 오는 30일부터 내달 12일까지는 최은우 작가의 성과보고전이 이어질 예정이다./임다연 기자·idy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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