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바다가, 모든 건물이 꽁꽁 얼어붙었다. 2100년 미래의 모습이다.

환경단체와 연구기관에서는 끊임없이 심각한 기후위기를 경고했지만, 사람들은 그들의 목소리에 관심조차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세상이 한순간에 얼어붙었다. 지난 2004년 개봉했던 영화 투모로우의 스토리다. 지난해 미국 텍사스가 한여름임에도 겨울왕국이 되어버린 사건은 현실판 투모로우를 예고하는 것 만 같다.

“우린 지난 몇 주간 깊은 교훈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자연의 분노 앞에 인간은 무력하다는 것을 알았죠. 인류는 착각했습니다. 지구의 자원을 마음껏 써도 될 권리가 있다고 말입니다. 하지만 그것 오만이었습니다”라는 영화 투모로우의 명대사와 함께 기후위기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 경험치 못한 슈퍼태풍 …새만금, 최대 피해자 되나

기후위기의 최대 피해자는 새만금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해양공학회와 UN, 환경부, 그린피스 등 많은 기관단체의 연구조사 발표가 이를 입증하고 있다.

새만금의 경우 해수면과 맞닿아 있고, 슈퍼태풍의 영향권에 들어 천문학적인 경제적 피해가 예고된 지역이다.

우선 한국해안해양공학회의 연구 결과 자료를 보자.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CCP) 보고서를 토대로 해수온도 상승에 따른 서해 슈퍼태풍 발생빈도와 새만금방조제의 사면에서의 처오름과 월파의 관계를 모의조사한 해양공학회의 결과는 참담한 수준이다.

결론은 새만금방조제에 대한 전면 재검토 필요함이었다.
이 상태라면 방조제가 역할을 수행치 못하고, 새만금 내부개발단지는 복구 불가능한 피해으로 변할 위기에 놓였다.

해양공학회가 산정한 슈퍼태풍의 기준은 지난 2003년 9월에 한반도를 강타한 매미(Maemi)급이다.

또 ICCP 자료로 본 서울을 비롯한 부산, 대전 등 우리나라 6대 도시의 온도 상승은 지구 평균인 0.8℃보다 1℃ 높은 1.8℃를 기록했다. 이로 인한 변화도 극명하게 보여진다. 지난 1988년부터 2017년까지 30년을 기준으로 보면 여름은 19일 늘었고, 봄과 가을, 겨울은 18일 줄었다. 지금처럼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면 2100년엔 기온은 +5.3℃, 강수량 +18%, 폭염 40일 이상, 열대야 52일, 호우 +40%로 예측했다.

해양환경관리공단이 발표한 온실가스로 인한 해수면 상승에 대한 시뮬레이션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

시뮬레이터는 IPCC 4차 평가보고서(AR4, 2007)에 근거해 2050년 전 세계 해수면이 평균 32cm 상승할 경우 여의도 면적(4.5㎢)의 4배의 면적이 물에 잠기고, 침수 인구는 약 9,000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2100년 해수면이 0.59m 상승할 경우, 우리나라는 여의도 면적의 11배에 달하는 49㎢가 물에 잠기고, 침수 인구는 약 1만 4,000명을 기록한다는 게 ‘해수면 상승 모의실험’의 결과다.

▲ 10년후엔 300만명이 수재민으로
우리나라의 기후위기는 10년내에 벌어질 것이라는 충격적인 소식이 있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지난해 8월 10년뒤 한반도 대홍수 발생시 300만 명 이상이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결과를 발표했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 및 이상 기후 현상으로 국토의 5%이상이 물에 잠기고, 332만명이 직접적인 침수 피해를 입게 된다.
특히 인구의 절반 이상이 거주하고 있는 서울과 경기, 인천 지역에 피해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했다.

우선 인구로는 17개 시도 228개 시군구 중 경기도 고양시가 26만 2,000명, 화성시 20만 5,000명, 안산시 18만 3,000명으로 예상 피해 인구가 가장 많았다. 뒤이어 인천과 경기 시흥, 부천, 서울 강서, 양천 등이 뒤따랐다.

그렇다고 전북이 안전지대는 아니다.
인구로는 밀집 지역인 수도권의 피해가 가장 크지만, 침수면적으로 보면 전북이 가장 큰 피해지역이기 때문이다.
면적으로는 국토의 5%가 넘는 약 5880㎢가 물에 잠길 것으로 예상됐다.
세부 지역별로는 충남 당진이 315.77㎢로 가장 컸으며, 전북 군산은 301.30㎢, 전북 김제 286.28㎢, 전남 신안 281.67㎢, 충남 서산 242.09㎢, 전북 부안224.02㎢, 전북 익산 214.55㎢, 경기 평택 211.62㎢ 순이다.
침수 피해는 내륙보다 해안에서, 동해와 남해보다 서해안에서 두드러졌으며, 이는 서해안 일대가 타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고도가 낮기 때문이다. 또 태풍으로 인한 해일 크기 역시 동해보다 서해와 남해에서 더 높다는 점도 고려됐다.

침수 지역에는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을 비롯한 국가 기간 시설과 항만, 화력 및 원자력 발전소, 제철소 등 여러 산업 시설이 포함됐다.
그린피스는 4조 원을 들여 최근 완공한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역시 침수 피해 예상 지역에 해당해 지구온난화로 해안과 하천의 홍수가 잦아지면 수조 원을 들인 국가 기간 시설의 기능이 마비되고 이에 따른 사회?경제적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을 경고했다.?

김승중 환경문화조직위원장은 “자연과의 공생을 생각지 못하고 인간의 욕심과 탐욕에 치우친 개발 논리가 전 지구를 위협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면서 “더이상 되돌릴 수 없는 지경에 이르기 전에 우리 모두 자연과의 공생을 위한 길에 함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5%의 부자들의 만든 탄소배출… 90% 서민의 기후위기 책임질 판
탄소배출로 인한 지구온난화 등 기후위기를 초래한 책임은 소수의 부유층이다.
세계의 10%에 해당하는 부유층이 배출한 탄소량은 52%에 달했다. 이들은 1.5℃ 탄소예산도 세계 탄소예산의 3분의1인 31%가량을 이미 사용했다.
이는 지난해 9월에 발표한 옥스팜 SEI연구 보고서의 발표 자료로, 지난 1990년부터 2015년까지의 세계 소득집단별 탄소배출량과 세계 탄소예산 고갈을 추정한 결과다. 소득집단을 20분위 나눠본 결과 최상위집단이 탄소배출량을 크게 증가하는데 일조했다. 우리나라 역시 국내 10%의 상위소득층이 배출하는 탄소량이 상당수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 때문에 연구보고서는 탄소감축을 위한 노력이 모든 인간이 적정한 수준의 삶을 영위하는 공동번영의 길이 아닌, 소수 부자들의 소비 확대를 위해 악용되고 있는 ‘불공정’에 초점을 맞췄다.
현재의 기후위기에 대해 가장 책임이 없는 대다수의 소득하위 집단에게 멍에가 지워진 가장 잔인한 불공정함이라는 지적이다.
기후변화에 따른 위기상황 역시 부유층보다는 취약계층에게 두드러졌다.

지난 2015년 환경부가 발표한 기후위기 취약계층을 보면 독거노인을 비롯해 고아, 영유아, 임산부, 만성질환자 등이다. 여기에 저소득층, 노숙자, 농어업, 임업, 축산업, 건설일용종사자(야외종사자)도 포함됐다.
거주상태로는 노후주택에 살거나 지하세대, 상습침수지역, 붕괴위험지역 거주자가 해당된다.
기후위기에 가장 불공정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 두집단은 ‘취약계층’과 ‘미래세대’다.

옥스팜의 한 환경운동가는 “5%의 부유층이 저지른 심각한 지구 위기에 대해 침묵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지금이라도 그들이 전 재산을 투여해서라도 저지른 잘못을 바로잡도록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폭염을 비롯해 한파, 태풍 등 기후위기로 매년 취약계층의 위기는 커져만 가고 있다”며 “우리는 취약계층을 보호하고 미래세대에게 안전한 지구를 물려주는 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 사진 윤창영 시민기자(사)생명평화마중물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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