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장마철인데 1년이 가까워지도록 아무런 조치가 되지 않아 불안합니다. 빨리 마무리돼야 안심하고 여름을 날텐데…”.

지난 여름 수해를 입은 전주 풍남동 한 주택가 인근 언덕 현장이 복구되지 않은 채 장기간 방치돼있어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12일 오후 찾은 전주시 풍남동 간납대로 인근 주택가. 근처 큰 도로를 지나가다보면 한 눈에 들어오는 언덕배기에 설치된 다 낡은 푸른 천이 바람을 따라 흔들렸다.

구멍이 숭숭 뚫린 천의 정체는 바로 방수포. 본래 바로 위쪽에 지어진 빈집 마당이 위치해 있었을 성 싶은 자리가 엉망으로 무너져 내린 채 아슬아슬한 모습을 연출했다. 흙이 쏟아져 내리면서 비게 된 공간은 집 근처에 깔린 얇은 콘크리트 아래를 야금야금 파고들며 위기감을 더했다. 본래 언덕 위쪽에 있었다던 굵직한 아름드리나무 역시 토사가 무너져 내리는 서슬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진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뒤쪽에서 토사가 덮치며 쓸 수 없게 된 컨테이너박스도 언덕 한켠에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인근에 거주하는 최모(66)씨는 “배수로 공사를 미리 진행해 어제 내린 비에는 그나마 괜찮았지만, 올 여름에도 지난해 같은 일이 없으리라는 보장이 있느냐”며 “조치를 취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이 작년인데 벌써 여름이 코앞이다. 빨리 마무리해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해당 집에는 사람이 살지 않지만 바로 인근에 위치한 집 두 채에는 실거주자가 있는데다, 마을로 토사가 쏟아져 내리기 쉬운 비탈진 곳에 있다 보니 비가 내릴 때마다 불안하다고 이날 만난 주민들은 입을 모았다.

강모(56)씨도 “시가 집주인에게서 도장을 받아간 지 시일은 꽤 되었고, 설계도 다 됐다더니 아직까지 별반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주민들 안전을 위해서라도 서둘러 복구해주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대해 전주시 관계자는 “현재 풍남동과 완산구 등 관계기관에서 관련 복구 업무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확인 후 조속히 처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김수현 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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