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권 교수

·현 (주)본스포츠재활센터 대표원장
·현 전주대학교 운동처방학과 겸임교수
·전 서울아산병원 스포츠건강의학센터 실장
·유튜브: 전주본병원 재활운동TV

 

 

▲ <사진1> 스포츠 경기 중 부상

2004년 주5일 근무제가 시작된 이후 스포츠 참여 인구가 10.7%에서 40.6%로 급증하게 되었다. 그러나 스포츠안전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었던 시기라 근골격계 부상 인구가 함께 증가하게 되었다. 이 즈음에는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스포츠경기 중 부상에 대한 안전대책은 거의 없었던 실정이었다. 또한 스포츠 활동 중 사고는 운동선수, 동호인 외에 중고등학교 체육활동 중에도 많이 발생하였다<사진1>. 과거 학생체력검사가 있었을 때에는 오래달리기 측정 과정에서 심장사고가 많이 발생했지만, 그 이후에는 운동기자재 관리소홀에 의한 사고, 축구활동이나 다른 신체활동 중 사고 등이 최근까지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 <사진2> 신속한 응급대처시스템

그런데 사회나 학교는 사고가 발생한 후 보상에 대한 관심이 더 많은 듯하다. 사후 보상보다는 부상을 예방하기 위하여 지도자나 교사, 참가자, 학생들까지 스포츠안전의식의 고취 및 부상 위험 예방을 위한 준비운동과 즉각적인 대처 그리고 안전교육 등이 더 절실하다. 2007년 1월 26일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의 제정과 2010년 7월 15일 스포츠안전 환경을 개선하고 운동상해 방지를 위해 스포츠안전재단이 설립되었다. 그러나 스포츠활동 중 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참가자 개인 스스로의 안전의식이 우선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우리가 너무 잘 기억하고 있는 2000년 4월 18일 잠실야구장에서 쓰러진 고 임수혁 선수의 사고사례는 스포츠안전의식 고취를 위한 계기를 마련하는 데 있어 일대 사건으로 기록된다. 올림픽의 상징인 잠실야구장에서 관중들을 가득 메운 상황에서 임선수가 쓰러졌지만 우왕좌왕하는 장면이 그 당시 실태였다.

그러나 이 사고가 좋은 자극제가 되어 2011년 5월 8일 제주 프로축구단 신영록 선수가 쓰러진 후 즉각적인 심폐소생술과 응급의료시스템에 의해 정상으로 회복된 경우는 정말 발전된 스포츠 응급대처<사진2>의 성공 사례라고 볼 수 있다. 20여 년 전에만 하더라도 마라톤 대회 중 참가자가 심장마비로 쓰러지는 사망사고 사례가 거의 매 대회 중 1명꼴로 발생했지만, 최근 10년 동안에는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사례는 있지만 현장에서의 심폐소생술과 응급의료시스템이 잘 구축되어 있기 때문에 의식을 되찾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경기단체에서 아무리 잘하더라도 개인이 자신의 건강만 믿고 발생된 사고도 의외로 많다.

그 예로, 2003년 마라톤에 참가했던 경찰관은 전날 당직을 하고 다음 날 경기도 성남에서 열린 10km 단축마라톤 대회에 참가하여 심장마비로 사망한 경우이다. 또는 개인과 경기단체 모두가 안전의식이 없었던 예도 있다. 2002년 4월 김모 축구선수가 속초시 춘계연맹전에서 쓰러져 사망한 사례이다. 추운 날씨였고, 스케줄이 빡빡하게 진행된 경기에서 김선수는 후반 23분 교체 선수로 들어왔으나 3분 정도 뛰다가 쓰러졌다. 그러나 의료진 및 구급차가 배치되지 않았고, 결국 뒤늦게 119가 출동했지만 이미 심장정지 상태로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

그 이후 협회는 구급차가 배치되지 않은 경우 경기를 진행하지 못하도록 하는 지침이 하달되었다.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도 마찬가지다. 2003년 6월 26일 컨페더레이션컵 카메룬과 콜롬비아의 준결승전이 프랑스 리옹 스타디움에서 열렸는데, 카메룬의 미드필더 마르크 비비양 푀 선수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지만 응급구조가 신속하게 이루어지지 못해 사망하게 되었다. 이 당시에는 FIFA에서조차 응급상황에 대한 지침과 교육이 없었다. 이 사고 이후로 FIFA는 선수들의 심장검사를 의무화하였고, 폭염기에는 경기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을 변경하였다.

2017년 3월 27일 천안에서 열린 4개국 20세 축구대회에서 정모 선수가 경기 도중 상대선수와 볼 경합 중 서로 머리를 부딪히면서 뇌진탕 사고로 의식을 잃었고, 그 당시 이승우 선수가 의료진을 긴급하게 요청했지만 의료진이 경기장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그러나, 곧바로 동료 선수들이 기도확보를 실시하는 응급처치를 했고 병원으로 이송했으며, 적절한 대처로 현재에도 프로팀에서 잘 활약하고 있다. 이 경우는 시스템은 잘못되었지만 동료 선수들의 안전사고 대처능력이 매우 훌륭한 사례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최근 2020년 10월 18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배구대회에서 정모 선수의 무릎부상의 미흡한 대처는 프로종목에서 나온 심각한 안전불감증이라고 볼 수 있다. 프로배구경기 중 점프 후 착지하는 과정에서 무릎인대손상이 발생했지만, 응급상황 조치를 위한 의료진 또는 스포츠안전요원이 없었으며, 환자 운반을 위한 들것조차 없었던 것이다. 이것은 의료진 부재라는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스포츠안전에 대한 인식 자체가 없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에는 스포츠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협회차원에서 의무시스템을 구축하고 있고 체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만, 재정상 어쩔 수 없기에 소홀할 수 밖에 없다는 인식이 매우 안타깝다. 협회나 단체에서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세부적인 시스템의 구축이 중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참가자 스스로 안전에 대한 인식이 더 중요하다. 개개인은 스스로의 질병이나 건강상태를 평소에 잘 점검하고, 스포츠에 참여하기 이전에 건강진단을 받거나 주치의 및 건강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경기 참가에 대한 안전성 여부를 확인받는다면 모든 스포츠 안전사고는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