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도보답사의 선구자 신정일이 직접 걸으며 완성한 도보답사기 ‘두 발로 만나는 우리 땅 이야기’ 시리즈(박하) 가운데 3권 ‘전라도’ 편이 출간됐다.
  전라도는 삼한시대 마한의 땅이었으며 삼국시대에는 백제가 이 땅을 지배했다. ‘전라’라는 지명이 생겨난 것은 고려 현종 9년인 1018년으로 전주와 나주의 머리글자를 합해 전라주도를 설치하면서 부터다.
  나라 안 어느 지역보다 멋과 맛이 빼어나 ‘예술의 고장’, ‘예향의 고장’이라고 불리는 전라도. 판소리 동편제, 서편제가 전라도에서 예술로 거듭났으며 동편제의 창시자 송홍록(남원)과 서편제의 창시자인 박유진이 태어났다. 그뿐 아니라 세계 최초로 공화주의를 제창한 정여립의 대동사상이 전북에서 펼쳐졌다.
  최제우가 “한 사람, 한 사람이 다 한울님”이라고 설파한 동학이 전라도 땅에서 꽃 피워 근현대사의 출발점이 된 동학농민운동이 발발했으며 그 정신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통해 이어졌다.
  자연적으로는 금강과 섬진강, 그리고 영산강·만경강·탐진강 등 크고 작은 강들이 비옥한 평야를 이루어 냈으며 덕유산과 지리산, 그리고 내장산·무등산·월출산 등 국립공원들이 들어서 있어 아름다움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이 책은 전라북도와 전라남도, 광주광역시를 포함해 각 지역을 위치와 성격에 따라 ▲후백제의 도읍지 온고을-전주·완주 ▲금강과 만경강이 흐르는 비옥한 땅-익산·군산·김제 ▲동학농민혁명의 불길을 당기다-정읍·부안·고창 ▲첩첩산중의 대명사-무주·진안·장수 ▲살 제 남원, 죽어 임실-임실·순창·남원 ▲섬진강 물길 따라-곡성·구례·광양 ▲무등산을 바라보다-담양·광주·화순 ▲수지니, 날지니 쉬어 넘는 고개-장성·영광·함평 ▲영산강 유역의 고을-나주·무안·목포·신안·영암 ▲남도의 해안을 따라-순천·여수·보성·고흥·장흥 ▲다도해 주변 고을-강진·완도·해남·진도 등 11개 장으로 나누었다.
  30년 넘게 우리땅 곳곳을 두 발로 누비며 걸어온 저자 신정일에 대해 김용택 시인은 ‘현대판 김정호’라고 했다.
  김정호가 그랬듯이 산천 곳곳에서 건져 올린 생생한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전라도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지식과 함께 이 땅의 아름다움을 재발견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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