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한 마디로 어떤 악녀에 관한 보고서입니다."
  공지영(55) 작가는 30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작 장편소설 '해리 1·2'(출판사 해냄)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소설은 올해로 등단 30년을 맞는 작가가 열두 번째 발표하는 장편소설이다. 전작 '높고 푸른 사다리' 이후 5년 만에 내는 신작으로, 5년간 취재를 통해 원고지 1천600매 분량의 이야기를 완성했다.
  주인공 '한이나'가 고향에 내려갔다가 우연히 어떤 사건과 피해자들을 만나게 되고, 그 원인을 규명하는 과정에서 악(惡)의 실체를 맞닥뜨린다.
  이 소설은 겉으로는 선한 모습으로 포장된 악인들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폭로한다. 주인공인 천주교 신부 '백진우'는 입으로는 온갖 사회 정의를 부르짖는 인물이지만, 알고 보면 어린 소녀와 젊은 여성들에게 성폭력을 가하고 장애인 봉사 단체를 내세워 사람들에게서 돈을 받아 자신의 부로 축적한다. 그의 애인으로 장애인 봉사단체를 운영하는 여성 '이해리'는 불우한 성장 과정을 내세워 사람들에게 동정심을 일으키지만, 뒤로는 사람들의 은밀한 부위에 '봉침'을 놓는 등 기이한 수법으로 약점을 잡아 돈을 갈취하는 인물이다.
  이런 이야기는 작가가 그동안 문제를 제기해온 '전주 봉침 여목사' 사건을 떠오르게 한다.
  그러나 작가는 "우연히 맞닥뜨리게 된 어떤 사건에 영향을 받아 마음을 먹고 오래 취재를 했다. 모든 이야기는 모두 놀랍게도 거의 다 실화인데, 한 사람이나 두 사람에게서 나온 것은 아니고 5년 동안 수집한 실화들을 하나로 엮어 짜깁기했다고 보면 될 것"이라며 특정 인물, 사건과 직접 결부 짓는 일을 경계했다.
  그러면서 "다만, 후기에 쓴 대로 대구희망원 사건은 실제로 일어난 사건을 다뤘다. 312명이 9년 동안 사망했고 굉장히 잔인한 형태였는데, (천주교) 대구대교구에서 아무 책임도 지지 않았던 보도를 기초로 해서 그 부분은 실화 그대로 다뤘음을 말씀드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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