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양국이 역사적인 첫 정상회담에서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와 대북 체제안전 보장 그리고 관계정상화에 포괄적으로 합의하며 70여년의 적대관계를 풀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중대한 걸음을 내딛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 오전 9시부터(현지시간) 싱가포르 센토사섬의 카펠라호텔에서 단독회담 및 확대회담을 138분간 진행하고, 오후 1시43분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의 체제안전보장, 북미관계 정상화 등 향후 양국이 협상을 통해 도달할 목표를 적시한 포괄적 공동합의문에 서명했다.

합의문에는 ▲평화와 번영을 위한 새로운 북미관계 설정 ▲한반도의 항구적이고 안정적인 평화 구축 노력 ▲한반도 완전 비핵화 약속 4.27판문점 선언 재확인 ▲북미 전쟁포로, 전쟁실종자 유해발굴 포로 송환 약속 등의 네 개 조항이 담겼다.

다만 북미 간 핵심 쟁점으로 주목돼온 완전한 비핵화, 즉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핵폐기)라는 표현은 명시되지는 않았지만, 대신 ‘확고하고(firm), 흔들림 없는(unwavering)' 이라는 표현이 쓰였다. 또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와 시한이 합의문에 담기지 못했다.

북미는 합의문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새로운 미국-북한 관계 수립과 관련한 이슈들을 포괄적이고 깊이 있게, 진지한 의견 교환을 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체제안전 보장을 제공하기로 약속했고, 김정은 위원장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확고하고 흔들림없는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두 정상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북한 고위 당국자 간의 후속회담을 최대한 이른 시기에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서명식 모두발언에서 “지난 과거를 걷고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역사적인 서명을 하게 된다”며 “세상은 아마 중대한 변화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해 빠른 비핵화 조치를 통한 변화를 예고했다.

이에 맞춰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 한반도와의 관계가 과거와는 굉장히 다른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특히 북한 비핵화 추진 구상에 대해 “매우 빠르게 그 과정을 시작할 것”이라며 후속 비핵화 협상이 진행될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서명식에 이어진 단독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핵폐기 과정 중에도 제재는 계속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회견에서 종전 평화협정과 관련해 "한국은 물론 중국도 포함해 평화협정을 진행할 생각"이라고 밝혀 남북미중 4자가 참여하는 평화협정을 언급해 종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날 단독정상회담에 이은 확대회담에는 북미 양측의 참모진 3명씩이 배석했다. 미측에서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참석했다. 북측에서는 폼페이오 장관의 카운터파트격인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수용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 리용호 외무상이 배석했다.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간 역사적 대화는 기대 이상의 합의를 도출한 것은 분명하지만,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구축을 위해 이제 첫 걸음을 뗀 만큼 앞으로 남은 과제들에 보다 확실한 실천이 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적으로 남북미 혹은 남북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구체적인 비핵화 로드맵과 더불어 종전 합의를 이끌어 내는 일 또한 북미 중재자로서 문 대통령의 또다른 역할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청와대=최홍은기자·hii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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