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독일을 방문한 도교육청 교사들과 마이어(왼쪽에서 두번째) 등 독일 교사들의 기념사진.

시험지 풀어 100점 만점을 맞으면 1등? 대학입학 수능시험에서 만점을 맞은 수험생이 서울대 입학에 실패했다는 소식이 놀랍지 않다. 전북교육청이 내세우는 ‘참학력’은 지식만을 최고로 하지 않는다. ‘이거 알아?’ 대신 ‘할 수 있어?’를 중요하게 여긴다. 전북교육청의 ‘배움과 삶이 하나되는 참학력’이 전국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편집자 붙임
  전라북도교육청은 ’지식보다는 역량‘으로 대변되는 세계적인 교육패러다임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평균수명 100세 이상을 살아갈 학생들에게 미래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힘을 길러주고자 ‘참학력’ 신장을 추진해오고 있다.
  ‘참학력‘이라는 용어는 혁신교육을 바탕으로 학생의 배움과 성장을 담아 낼 수 있는 새로운 학력관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시험점수로 대변되는 학력과 구분 짓기 위해 사용되었으며 ’참과 거짓‘이라는 의미보다는 학생이 스스로 배움의 중심이 되고, 그리고 배움과 삶이 하나 되는 학력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전북교육청이 추구하는 참학력은 기존의 지식암기 위주의 학력을 넘어서 지식, 가치와 태도, 실천이 조화를 이루어 공동체와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는 힘을 의미한다. 참학력의 구체적인 내용은 ’스스로 배우고, 새롭게 생각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힘‘을 기르기 위한 자기주도적인 학습능력,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 자기관리 능력, 소통·참여 능력, 생태·문화 감수성 등이다.
  참학력은 전라북도 혁신교육의 철학 즉 ‘모든 학생의 배울 권리를 보장하는 평등교육’과 ‘한 명의 아이도 포기 하지 않는 책임교육’이 바탕이 되어 전통적인 학력의 개념을 ‘축적된 지식을 평가하는 시험점수’에서 인지적인 능력(지식, 이해, 적용, 창의적 사고력, 문제해결력, 분석력, 종합력)과 비인지적인 능력(자기주도성, 바른 가치와 태도, 사회성, 풍부한 감성과 체력 등)을 포괄하는 전인적 발달의 개념으로 확장시켰다.
  교육부는 작년에 역량중심 교육과정을 골자로 하는 2015 개정교육과정을 발표한 이후 자유학기제 전면실시, 평가 개선안 등 다양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으며 대입에서도 학생부종합전형이 확대되는 추세여서 학교교육과정과 수업의 변화는 이미 피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 되었다. 전라북도교육청은 참학력이 최근 발표된 역량중심 교육과정인 2015 개정교육과정과도 흐름을 같이 하고 있으나 핵심역량에 내포된 한계를 전라북도의 가치와 철학으로 보완하여 교육을 도구적인 역할로 축소시키거나 그 본질을 훼손시키지 않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발표한 바 있다.

▲ 3월 남원초를 방문한 독일 빈터후데 교사 얀씨가 도내 교사들과 혁신교육에 대해 토론하고 있는 모습.

전라북도교육청이 독일 헬레네랑에학교 컨설턴트였던 알버트 마이어(Albert Meyer)교사를 초청하여 ‘2016 참학력 포럼’을 개최하며 새로운 미래형 학력 논의를 선도하고 있다.
  포럼은 오는 2일 오후 3시 전북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다.
  이번 포럼에는 전북은 물론 인천, 경기 등은 물론 보수 성향이 강한 대구지역에서도 많은 관계자들이 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번 참학력 포럼의 주제는 독일 혁신학교에서 만나는 새로운 학력으로 독일 사례를 중심으로 미래형 학력을 탐색하고 전라북도교육청이 추진하고 있는 참학력의 새로운 실천 방안을 모색한다. 이날 포럼에는 전라북도혁신학교와 교류중인 독일 빈터후데 학교 교사 △엘크 호프만(Elke Hofmann)이 독일 혁신학교의 평가 사례를 중심으로 토론을 할 계획이다. 또한 새로운 학력을 위한 공동연구에 관여하고 있는 △이광호 이우학교장: 혁신교육과 미래형 학력과 서울 미래핵심역량연구에 참여한 △장경주 서울 양화중 교사: 교육과정 수업 평가 연계, 전라북도 참학력 지원단으로 활동 중인 △임미성 전북 성당초 교감: 참학력 신장을 위한 실천 방안 탐색 등이 토론을 할 예정이다.
  알버트 마이어(Albert Meyer)는 독일 혁신교육의 진원지로 주목받고 있는 헬레네랑에 학교 컨설턴트로 활동했으며 국제혁신학교 및 혁신교사 네트워크를 운영하며 2014년, 20154년 전라북도교육청이 독일 혁신학교의 교사 교류를 후원해왔다. 이번 포럼이외에도 마이어 씨는 군산 회현중, 진안 장승초 등 전북도내 혁신학교를 방문해 수업 참관과 컨설팅을 하고, 이후에도 교사교류를 지속하며 학생교류와 교육과정 교류 방안을 위해 전라북도교육청과 협의회를 가질 예정이다.
  전라북도교육청 관계자는 “전라북도의 참학력은 전문적인 연구와 이론으로 출발한 것이 아니라 교사들의 실천경험이 정리된 결과물이라는 의미에서 ‘위에서 내려 보내는 정책’이 아니라 ‘아래로부터 형성된 담론’으로서 그 의미가 크다면서 앞으로 학력 신장의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만 하면서 지속적으로 함께 만들어가는 개념이 될 것이고 학교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최대한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라북도교육청의 참학력이 목표하는 대로 전라북도 학생들이 미래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역량을 갖추고 지적인 발달과 인격적인 성숙이 조화를 이루며 성장할 수 있으려면, 이제는 참학력을 그간 진행되었던 혁신교육의 내용과 방향을 집약시킨 전북 고유의 지역교육과정으로서 이제 수업과 평가를 통해 뿌리내릴 수 있어야 한다.
  참학력은 지난해 교육부에서 발표한 역량중심의 2015개정교육과정과도 그 방향이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그간 진행된 참학력 논의와 실천경험들이 새로운 교육과정을 안착시키는데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더욱이 최근 새로운 학력관과 평가를 둘러싸고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고, 전국적으로 새로운 학력에 대한 공동연구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한발 앞서서 우리 지역에서 진행된 참학력 논의는 그 의미가 크다.
  최지윤 도교육청 장학사는 “전북교육청은 참학력에 대한 논의를 일찍부터 시작해 교육부는 물론 다른 시도교육청보다 앞서 있다”며 “참학력은 혁신학교가 추구하는 가치를 종합적으로 담아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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