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파란만장한 시대였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초등학교에 입학했고 8․15 광복 후 중학교에 들어갔으며 고등학생이 되면서 6․25전쟁이 발발했다. 9․28 수복 후 정세가 안정되는가 싶었으나 10년도 못가 4․19혁명으로 이승만 대통령이 하야하고 5․16 군사혁명으로 군사정권이 시작됐다.

혼란한 시기를 온몸으로 겪어낸 황병근은 젊은 시절 뜻을 세우지 못하고 방황했으나 그 열망과 재능은 숨길 수 없었나보다. 뒤늦게 (사)한국국악협회 전라북도지부장을 비롯해 전북도립국악원 초대원장, 전라북도의회 5,6대 의원, (사)전주대사습놀이 보존회 이사장, 전북예총 연합회 회장 같은 요직을 맡으며 전북문화예술계의 밑그림을 그린 것.

현재도 (사)성균관유교총연합회 전북본부 초대회장을 맡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그가 지난 20여 년간의 행적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고삐 풀린 세월’이 그것이다. 의원직을 마친 후 지역일간지에 10년 넘게 써 온 칼럼이 주를 이루지만, 평생의 마지막 저서라는 생각에 도의원 시절 의정활동 및 제안 발언내용과 공적 및 자서전을 더해 문집이라 이름 붙였다.

격변의 시대와 함께 성장해와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과거 우리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데 특히 문화예술의 성장과정과 남다른 식견이 눈길을 끈다.

모두 3부 중 ‘1부 남기고 싶은 공적 몇 가지’에서는 초대원장으로서 전북도립국악원 설립을 주도한 과정이 실려 있으며 도 의원 시절 전주세계소리축제 개최와 도 문화관광국 설치, 전북문화예술회관 건립을 촉구한 내용이 자리한다.

'2부 칼럼’에서는 △목민하는 왕도정치의 구현을△과욕은 불행을 낳고 순리는 평화를 낳는다△문화예술은 인간 행복의 원동력이다△교육은 국가지백년대계 네 부문에 걸쳐 주제를 막론한 다채로운 의견들을 풀어낸다. ‘3부 부록’은 자서전 형식으로 다양한 글쓴이와 가문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황병근은 “전쟁으로 학문에의 뜻이 무너지는가하면 좌익 가족으로 신분상 불구자가 돼 50세를 훨씬 넘어서야 해방을 맞았다. 제목은 그런 의미에서 지었다”면서 “도덕불감증인 세상을 충고하고 비판하고자 쓰기 시작한 칼럼을 정리했으며 문화예술진흥과 목민정치 구현, 권선징악이 주요테마”라고 설명했다.

출판기념회는 10일 오후 5시 전주항교 대성전에서 열린다. 신아출판사. 445쪽. 2만 원./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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