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서 조금 더 머물고 싶었는데 갑작스런 인사로 아쉬움만 남긴 채 떠납니다. 도민여러분들의 사랑, 타지에서도 그대로 가슴에 담아두겠습니다”

18일 전주지법 제 4민사부 부장판사실에서 만난 이정석(44) 부장판사는 이렇게 말하며 헤어짐의 아쉬움을 대신했다.

이 부장판사는 정읍 신태인 출신으로 법관 부임 후 도내 근무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조금더 머물고 싶은 것이 그의 마음이었지만 이번 대법원 23일 자 인사로 짧고도 길었던 도내 근무를 마치고 올해 신설된 대법원 전산관리국장(의정부지법 소속)으로 임명됐다.

전산관리국은 전산 소송 등 대법원 재판 진행과정의 전산화를 준비하는 중요한 부서로 이 부장판사는 평소 업무능력을 인정받아 요직에 발탁됐다.

이 부장판사는 도내에서 상수도 유수율 사업 등 도민들의 삶과 관련된 굵직굵직한 민사 사건을 담당해 주목을 받았었다.

지난해 불거진 전주 상하수도 유수율 관련 민사사건에서 유수율 입찰 무효 판결을 내리며 그는 “이 판결로 인해 잘못된 것은 바로잡고 전주시민의 삶의 질이 개선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군산의료원 위·수탁관련 문제 판결에서도 “도민들의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라고 소신을 밝히며 전문가를 민사판결에 도입, 공정한 판결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 부장판사는 “판사는 재판을 해야하는데 전산 관련 일을 해야한다니 머리가 아프다”며 웃음 짓고 “맡은 바 일에 최선을 다해 부끄럽지 않은 전북인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도내 출신으로서 대법원에서 도내 현안과 관련된 정책에 대해서는 힘을 싣도록 노력하겠다”며 “언제 도내로 돌아올지 모르지만 다시 서로 웃으면서 만날 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부장판사는 정읍 신태인에서 태어나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미국 트란실바니아대 법학 석사(LLM)과정 수료한 뒤 사시 33회 합격, 사법연수원 22기 출신으로 서울 고법과 중앙지법 판사, 법원 행정처 공보관, 기획조정실 심의관 등 요직을 두루 거친 인재다./백세종기자·103b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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