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위에 너른 평야가 펼쳐지고 황소로 쟁기질을 한다.

넓디넓은 호남평야를 품고 곡창지대를 일구어낸 전북의 ‘농악’에서 모티브를 얻어 예술적으로 승화시킨 창작작품이 세상에 나온다.

전라북도립국악원은 제31회 무용단 정기공연 <진경(進慶)>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오는 14일과 15일 두 차례에 걸쳐 선보인다.

작품 제목인 ‘진경’은 “해로운 것을 쫓고 경사로운 일을 맞이한다”는 뜻의 ‘벽사진경’의 상징성에서 출발한 것이다.

흙을 고르고 땅을 일구며 살아왔던 우리에게 농사의 고단함을 달래고 마을의 안녕을 염원하는 마음을 담아 신명을 얹었던 마을공동체를 위한 굿 ‘농악’이 바탕이 됐다.

총 7개의 장으로 구성된 이번 공연은‘물’과 ‘평야’, ‘농사’와 ‘농악’ 그리고 어려운 시기를 버티고 있는 우리를 ‘위로하다’라는 확장된 개념까지를 여러 각도에서 접근했다.

주요배역으로는 농요와 접목된 4장 ‘초로’의 농부 역할의 송형준 단원과 소 역할을 맡은 오대원 단원의 캐스팅에 주목할 만하다.

무용단의 감성적이면서도 역동적인 춤사위는 창극단원 여섯 명의 진하고 농익은 성음이 만나 정점을 이루었으며, 이에 더해진 31인조 규모의 국악관현악단과 서양악기 객원들의 연주는 작품의 맛을 살렸다.

<진경>의 무대는 평면 세트의 끝부분을 곡선으로 구성해 무대의 차별화를 강조했으며, 뒷배경의 세트는 레벨과 공간의 차이로 색다른 이미지를 만들어내어 관객들에게 시각을 통해 전라북도의 너른 평야와 곡창지대, 그 터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영상을 활용하여 장면별 상황과 풍경 등을 설정해 무용수와 상호작용하는 효과를 낸다.

음악은 농민들의 애환을 담은 농요 ‘군산 옥구들노래’ 등의 소리 가락을 모티브로 한 흐름에 기준을 두었다. 국악관현악단과 서양악기의 조화로움은 장면별 상황을 표현해주며 흥겨운 리드미컬한 장단은 작품의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킨다.

전라북도 지역 소재를 콘텐츠로 한 의미 있는 작품의 무게만큼 창작 제작진 구성에도 심혈을 기울여 전국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제작진들로 구성했다.

부임 후 첫 작품을 올리는 이혜경 무용단장은 “모두가 한뜻이 되어 땀 냄새 흩날리며 함께 공연을 준비했다. 단원들과의 연습 시간은 뜻깊고 감사한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우리 무용단 공연에 힘찬 응원과 진심 어린 격려의 박수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정기공연 예약은 전북도립국악원 홈페이지(kukakwon.jb.go.kr)를 통해 가능하다. 예약을 하지 못한 관객은 공연당일 1시간 30분 전부터 현장 좌석권을 선착순으로 받을 수 있다./임다연 기자·idy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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