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는 인간과 유독 가까운 동물이다. 해양 포유류로서 길이는 2미터 남짓으로 크지 않지만 지능이 높아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동물 가운데 사람과 

가장 유사한 지능을 가진 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아이큐로 따지면 80 정도라고 한다. 성격 면에서도 인간과 닮은 점이 많다. 또 인간에게 우호적이다. 인간 역시 돌고래의 귀여운 외모와 영리한 행동을 좋아한다. 
  돌고래와 인간의 교류로 가장 유명한 사례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의 정어리잡이다. 남아공해안에는 매년 6~7월 사이 수억 마리에 달하는 정어리떼가 출몰한다. 어민들은 그물과 작살로 이 정어리를 잡는데 이때 등장하는 게 바로 돌고래다. 이미 배를 채운 돌고래들은 정어리떼를 어민들쪽으로 몰아준다고 한다. 한술 더 떠서 퇴로까지 차단해 어민들이 마음껏 사냥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야생 돌고래들이 인간에게 다가와 애교를 부리는 장면은 아주 흔하다. 사람과 ‘놀아준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꽤 오랜 시간 장난을 치거나 점프 실력을 뽐내기도 한다. 외로운 돌고래들은 인간이 나타나면 애정 표시를 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해양 엔터테인먼트의 꽃 돌고래 쇼는 바로 이 같은 돌고래의 능력과 성격을 이용하는 것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제목의 책이 있었다. 수족관서 기르는 돌고래를 훈련시키는 이야기다. 사육사가 그의 지시대로 잘 따르는 돌고래에게 칭찬과 더불어 보상을 하면 돌고래는 난도 높은 춤까지도 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그 돌고래 쇼는 이제 보기 힘들어진 기예가 됐다. 바로 동물 학대 논란 때문이다. 넓은 바다를 헤엄치며 사는 돌고래를 좁은 수족관에 가두면 스트레스가 불가피하다. 거기에 재주 부리기를 강요하니 스트레스 강도는 더 높아진다. 결과는 자해나 폐사다. 그래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여러 나라에서 법으로 돌고래 쇼를 금하고 있다. 
  국내 수족관에 남은 마지막 남방큰돌고래 ‘비봉이’가 고향인 제주 바다로 돌아간다고 한다. 2005년 제주 바다에서 붙잡혀 17년간 수족관 생활을 해온 비봉이는 야생 적응훈련을 거쳐 올해 안에 바다에 방류될 예정이다. 해양수산부는 먹이 사냥 등 1·2단계 훈련을 마쳤고 건강도 양호하다고 밝혔다. 다만 갇혀 있던 기간이 너무 길어 야생에 적응하지 못할 가능성 때문에 신중을 기한다는 전언이다.
  돌고래에게는 ‘인간이 아닌 사람(non-human persons)’라는 별칭이 붙어 있다. 사람이나 다름없다는 뜻이다. 지구상에서 사람 다음으로 영리하고 똑똑한 동물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학자들은 그래서 ‘비인간 인격’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돌고래는 자연생태계가 얼마나 다채롭고 신비로운지를 웅변하는 동물이다. 돌고래의 권리에 대해 모두들 인식을 새로이 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