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에서 치러진 6·1지방선거의 결과는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막을 내렸지만, 선거과정 중 발생한 민주당 내 갈등으로 인해 지역정치권의 분열이라는 후유증이 남았다.

민주당의 텃밭이라 불리는 전북지역에서 민주당의 공천과정에서 잇따라 터진 각종 잡음으로 민주당에 몸담았던 이들은 민주당과 각을 세웠고, 민주당 역시 이들에게 날 선 비판을 쏟아내는 진흙탕 싸움을 벌였다.

이 같은 모습은 전북 유권자들의 정치혐오를 부추겼으며, 결국 유권자 중 절반 이상은 투표장을 찾지 않았다.

이를 두고 선거가 끝난 지금도 민주당 내부에서는 ‘국민이 민주당에 대한 정치적 탄핵을 표시한 것’이라는 혹평과 ‘민주당의 혁신, 개혁공천의 진통’이라는 자평이 설왕설래하는 등 여전히 갈등이 봉합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본보는 6·1지방선거에서 발생한 전북 정치권의 갈등을 되짚고, 지역 발전을 위한 지역 내 정치권의 과제 등을 제시해보려고 한다.

▲전북지역 6·1지방선거에서의 민주당 ‘공천잡음’
대통령선거 패배 이후 비대위를 꾸려 지방선거에 임한 민주당은 혁신과 개혁을 내세웠다.

그러나 민주당이 천명한 개혁공천은 본격적인 선거에 돌입하기 전부터 각종 잡음이 들끓었고 결국 대내외적으로 ‘계파 간의 정쟁’의 양상을 띠기 시작했다.

먼저 전북 정치권에서 분열의 시작은 3선 도전에 나선 송하진 도지사의 컷오프가 시작이었다.

당시 송 지사는 후보 적합도와 여론조사 등에서 줄곧 1위를 달려왔지만, 정량화된 시스템 공천 항목이 아닌 ‘재지지율(교체지수)’이라는 정무적 판단하에 컷오프가 결정됐다. 

이에 송 지사의 컷오프 배경에 거물급 정치인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는 의혹들이 제기됐다.

송 지사 캠프와 지지자들은 ‘특정 계파 정치세력이 개입한 정치적 살인행위’라며 거세게 반발하는 등 중앙당에 재심을 청구했지만, 이는 받아들여 지지 않았다.

이 같은 결과가 나오자 당시 송 지사는 결국 "이번 경선 후보자 발표 결과를 수용한다는 뜻은 아니다"며 "제가 물러남으로써 그동안 당에 입은 은혜를 갚겠다는 뜻"이라 밝히고, 정계를 은퇴했다.

이에 송 지사의 캠프와 지지자들은 컷오프 사태의 배후를 의심하는 도내 정치인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비판하며, 당시 김관영 전북도지사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여기에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 공천잡음은 더욱 커졌다.

민주당 전북도당 공관위가 도내 14개 기초단체장 공천을 진행하면서 7대 공천배제 원칙과 강화된 도덕성을 앞세웠지만, 공천을 받은 후보 중 폭력전과 이력과 상습도박, 금권선거 등 각종 의혹에 휘말려 있었기 때문이다.

또 이 같은 공천기준이 광역 및 기초의원들에게는 고무줄 잣대로 적용된 것도 한 몫했다.

실제 선거에 돌입 전 도내 한 민주당 소속 기초의원이 감사원에 의해 이해충돌 의혹이 적발됐지만, 민주당 공천에서 적합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민주당 전북도당의 납득하기 힘든 결정이 이어지자, 당시 여론조사에서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이들의 탈당 후 무소속 출마라는 전형적인 공천파동 구태의 모습을 보여줬다. 

이러한 전북 정치권의 반목이 지속되자 도내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에서 전체 유권자 절반도 참여하지 않은 역대 최저 투표율을 기록했고, 이와 관련해 ‘민주당에 대한 정치적 탄핵'이라는 혹평도 터져나오는 상황이다. 

▲전북지역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후유증 최소화해야
이번 6·1지방선거에서 민주당에 대한 각종 잡음이 들끓었지만, 결국 선거 결과는 민주당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비록 전북지역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역대 최저 투표율을 기록했음에도 도민들은 민주당 후보 11명과 무소속 후보 3명을 선택해 민주당에 힘을 실어줬다.

이는 ‘그래도 민주당이 전북지역 발전을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도민들의 믿음이 저변에 깔렸기에 나올 수 있는 결과로 보인다.

이에 전북정치권이 도민들의 믿음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이번 지방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과 대립 등을 봉합해 지역의 발전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지역정가의 중론이다.

그간 전북은 호남의 테두리로 묶여 받은 차별과 그 안에서 발생한 소외로 상대적으로 중앙에서 지역의 목소리가 위축돼왔다.

이 같은 상황에 지역 내의 분열은 지역의 현안 해결에 더 큰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전북의 현안사업으로 꼽히는 전북·새만금특별자치도 추진에는 지역의 공통된 목소리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더욱더 뒤처질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김관영 전북도지사 당선자는 “선거에 앞서 강원도와 제주도는 법안 통과로 특별자치도가 진행되고 있는 반면, 전북은 빠진 상황”이라며 “이런 결과를 보면 전북은 상대적으로 뒤처지고 있다는 것을 지역 국회의원들도 느끼는 바가 있을 것”이라고 현재 전북의 상황을 진단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 같은 발언 등을 근거로 중앙에서의 전북의 현실을 들여다볼 수 있는 만큼, 지역에서는 당연한 지역 현안을 타개하기 위해서라도 선거과정에서 발생한 전북 정치권의 앙금을 하루빨리 해소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김용기자·km4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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