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화산체육관 선별진료소에서 한 의료진이 검체 대기자들을 기다리며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박상후기자·wdrgr@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지 만2년이 됐다. 2020년 1월 30일 전북도내 첫 확진자 발생 이후 몇 차례 대유행을 겪었고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패스 등은 낯설지 않은 일상이 됐다.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19와의 전쟁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감염사태 초기부터 최근까지 한결 같이 코로나19 최일선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이들이 있다.

 

▲ 긴장의 연속, 선별진료소

19일 오후 2시께 찾은 전주 화산 선별진료소. 쌀쌀한 바람에도 불구, 입구에서부터 방역복을 입은 직원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점심시간이 막 지나 한창 몰려드는 검사자들을 안내하기 위해서다.

전주지역에서 매일 확진자가 20명 이상 꾸준히 발생하면서 선별진료소를 찾는 검사자들의 발길도 끊임이 없었다.

실제 검사 업무는 9시에 시작되지만, 그보다 일찍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그 이전부터 ‘장사진’을 이루는 것도 흔한 일이 됐다. 화산진료소의 경우 최근 들어 하루 평균 1300명 정도가 찾고 있다.

이날 만난 한 의료진은 “실내에서 근무할 경우 코로나19에 항상 노출되어 있다보니 걱정이 되는 면도 있다”며 “업무과중, 정신적 스트레스 등을 겪는 분들도 많고, 앉아있는 분들도 서계시는 분들도 장시간 근무로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잦다”고 토로했다.

‘언어의 벽’을 느끼게 만드는 유학생 등 외국인들의 응대며 ‘혹시나’하는 마음에 긴장해 날선 반응을 보이는 시민들을 상대하는 일도 선별진료소 의료진의 어깨를 무겁게 하는 요소다.

화산선별진료소 박세진 팀장은 “불안감 가지신 시민들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 이 불안을 빨리 잠재우고자 많은 의료진들이 매일같이 노력하고 있다”며 “다 같이 힘든 상황이니만큼 시민분들도 힘내셨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한편, “무엇보다도 시민분들의 건강과 감염 예방을 위해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 사투 벌이는 의료인

지난 2년간 지속된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방역 최전선에서 사투를 벌인 의료진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공보건의료의 최일선에서 지역사회 방역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밤낮없이 일하고 있는 의료진들은 여전히 힘든 싸움을 하고 있다.

군산의료원과 남원의료원 등 의료진들은 현장뿐만 아니라 생활치료센터와 재택 치료센터까지 책임지고 있다. 무증상·경증 환자들이 재택치료에 들어가면서 전화로 환자를 진단하기 때문에 전화 업무 또한 만만치 않은 일이 됐다.

늘 마스크와 방호복으로 무장 중인 의료진들은 극심한 피로감에 ‘번 아웃’된 지 오래다.

수시로 손 소독을 하느라 살갗이 벗겨지고 방호복으로 무장 중이기 때문에 통풍이 잘되지 않아 피부가 상하는 일도 부지기수다.

위중증 환자들이 들고 나는 전북대병원, 원광대병원, 예수병원 등 의료진에게 정상적인 일상생활은 꿈같은 이야기다.

한 의료진은 "2년이라는 시간 동안 버티지 못한 동료가 그만두는 것도, 지친 동료가 여기저기 아픈 것도 보기 너무 힘들었다. 나조차도 너무 힘들어 그만둘까 말까 수없이 망설였다"고 말하면서도 "우리(의료진)는 응원과 위로의 말을 전하는 사람들 덕분에 여전히 희망을 품고 고군분투 중"이라며 "올해는 꼭 끝을 보고 싶다"고 전했다.

 

▲꼼꼼한 체크 역학조사

코로나19 상황이 2년을 넘어서면서 그 어느 때보다 ‘신속한 역학조사’와 ‘자가격리’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게 됐다. 추가 감염을 막고, 확진자 동선 파악 및 방역 등 행정력·방역비용 추가 부담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어서다.

도내 전체 확진자의 35%를 기록하고 있는 전주지역 역학조사와 자가격리 및 재택치료 관리에 대규모 인원을 투입했다.

전주시에서 진행한 인력지원 변화를 보면 코로나19의 심각성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코로나 상황이 터진 2020년에는 확진이 미미해 보건소 인력만으로 감당했지만, 가파른 상승곡선을 보인 작년 3월 8개 팀 32명의 대응 지원인력을 꾸렸다. 이후 작년 4월 31개 팀 124명으로 늘리더니 같은 해 12월 53개 팀 212명으로 늘렸다.

이후 단계적 일상회복과 오미크론 변이바이러스 공습으로 확진이 폭증하면서 작년 12월 29일 본청 6급이하 전 직원으로 하는 200개 팀 800명으로 재편성하기에 이르렀다. 작년에만 총 5차례에 걸쳐 인원을 확대 개편한 것이다.

김신선 전주시보건소장은 “세밀하고 빠른 역학조사는 확산을 막는 지름길이라는 생각은 변함없다”며 “장기간에 걸친 지원업무에 피로감이 높지만, 코로나 종식 때까지 모든 직원이 사명감을 갖고 역학 추적 관리에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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