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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논세: 사람을 알고 세상을 논하다

기사승인 2021.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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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도심 거리를 여기저기 다니다 보면 내년에 실시될 여러 선거에 나서는 사람들의 홍보 플래카드가 넘쳐난다. 텔레비전 방송이나 유튜브에서는 대통령 경선에 나선 후보들의 토론과 홍보영상이 홍수사태를 빚고 있다. 대통령과 시·도지사, 시장·군수·구청장, 시·도의원, 시·군·구 의원 그리고 교육감 선거가 내년 3월 9일과 6월 1일 각각 실시된다. 석 달 간격으로 실시되는 만큼 유권자들은 후보들을 잘 판단하고 주권을 제대로 행사해야 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선출 공직은 천하의 공물(公物)이다. 그만큼 피선거권이 있는 사람들은 당당하게 공약을 내세우고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아 공직을 맡을 수 있다. 잘 아는 바와 같이 민주주의(Democracy)는 Demos(인민)와 Cratos(지배)의 합성어로서 인민의 지배를 뜻한다. 주권자인 국민이 스스로를 규율하지만 대의제에 따라 주권의 행사를 선출 공직자들에게 맡긴다. 대의제의 원칙은 주권자인 국민이 후보자를 잘 파악하고 선임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후보자를 알고 세상을 논한다,  즉 지인논세(知人論世)이다.

후보자를 판단하는 데는 당나라 태종이 채택한 신언서판(身言書判)의 기준이 널리 채택될 수 있다. 신(身)은 “몸과 용모가 당당하고 위엄 있어야 한다.” 공직자로서 용모가 단정하고 반듯해야 권위가 서기 때문이다. 언(言)은 “말이 조리 있고 정확해야 한다.” 국가권력을 제대로 집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서(書)는 “해서의 글씨체가 법도에 맞고, 아름다워야 한다.” 국민이 알 수 있도록 정자체로 써야 그 사람의 성격과 그릇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판(判)은 “사물의 이치를 깨닫는 학문이 탁월해야 한다.” 국민의 고통과 원하는 바를 깨닫는 데 탁월해야 하기 때문이다.  

강태공이 지은 것으로 알려진 육도삼략에는 충신과 간신을 구분하는 기준 15개를 제시하고 있다. 겉모습은 어진 것 같은 데 속은 어질지 않은 자, 온화하고 착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도둑질하는 자, 공경하는 태도를 짓지만 마음은 교만한 자, 겸손 하는 체하지만 속은 그렇지 않은 자, 치밀하고 주의력이 깊어 보이지만 그렇지 않은 자, 중후한 듯이 보이지만 실은 성의 없는 자, 꾀를 좋아하면서도 결단력이 없는 자, 과감한 것 같으면서 실은 무능한 자, 근신하는 것 같지만 믿음이 없는 자, 정체를 파악할 수 없지만 실은 충실한 자, 언동이 과격하지만 일을 맡기면 효과를 내는 자, 용감하게 보이지만 속은 비겁한 자, 삼가는 척하면서 도리어 남을 얕잡아보는 자, 냉혹하게 보이면서 도리어 차분하고 성실한 자 그리고 기세는 허약하지만 밖에 나가면 이루지 못하는 일이 없는 자를 조심하라고 강조한다.      

동학 연구자가 밝힌 다음 글도 참고할 만하다. “누구보다도 나라에 가장 많이 봉사해야 할 대통령을 제왕적 대통령으로 그리고 대통령의 부정직을 통치행위로 보는 의식구조에서는 국민을 하늘같이 받드는 인내천의 민주사회 조성이 그만큼 늦어질 것으로 보여 진다. 유교의 차별 윤리관으로 인한 특권의식과 관직사유관이 한국사회 민주화의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음도 부인할 수 없다. 인권의 존엄성과 자유 그리고 평등의 조화로운 구현을 지향하는 공동체 구성원의 민주적 참여가 보장되지 않는 체제나 집단과는 공존하기 어렵다는 사실에 유의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과거는 미래의 스승이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 수많은 간신이 나라를 팔아먹거나 국민을 도탄에 빠지게 한 사례들을 수없이 보고 있다. 내년에 치러지는 여러 선거들을 통해 국민을 하늘처럼 받들고 호가호위하지 않는 유능한 후보자를 가려내야 한다. 국민이 헌정질서를 바로 잡고 촛불혁명의 정신을 꽃 피우도록 해야 한다.

전라일보 webmaster@jeollailbo.com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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