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일부지역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되면서 업주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다시금 ‘오후 10시 영업중단(?)’ 상황에 직면하면서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본격 시작된 27일 오후 9시께 찾은 전주 서부신시가지. 거리거리마다 길게 늘어선 줄과 몰린 인파로 북적였던 가게들은 일찍부터 파장 분위기가 역력했다. 손님들이 빽빽이 들어찬 가게들을 열 손가락으로 다 꼽을 수 있을 정도였다. 대부분 가게들은 텅 비었고, 몇몇 곳에만 손님들이 남아 10시가 가까워지는 시간까지 자리를 지켰다.

일찍 자리를 파하기 아쉬웠던 듯 몇몇은 편의점에서 맥주캔을 사 들고 인근 광장이나, 공원 등지로 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몇몇 젊은이들이 “어디가 계속 문 열지?”, “저기 PC방으로 가보자”며 삼삼오오 모여 걸음을 옮기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10시가 넘어가자 대부분 가게들은 계산을 위해 카운터로 몰린 손님들을 제하곤 텅 비었다. 개중에서도 일찍 가게 문을 닫은 업주들은 한숨을 내쉬며 가게를 정리하느라 분주히 움직이거나, 망연히 앉은 채 가게 내부를 돌아보길 반복했다.

이날 만난 한 주점 주인은 “다시 한 번 이런 모습이 될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며 “잠깐 풀려서 손해를 메우나 싶으면 다시 올라가기를 몇 번씩 반복하는지, 이제는 지친다”고 푸념했다.

택시기사들도 한숨이 나오긴 매한가지다.

거리 인근에서 손님을 기다리던 한 택시기사는 “이 시간대만 반짝 손님이 몰리는 것도 그렇고, 돌아다니는 사람 수가 줄어들다보니 또 손님 찾기가 어려워질까 걱정”이라며 “전처럼 기약없이 길어지는 일 없이 마무리가 돼야할텐데…”라고 말꼬리를 흐렸다.

하지만 이런 이들의 걱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거리로 쏟아져 나온 사람들의 모습은 ‘거리두기’와는 거리가 멀었다. 5명 이상이 한쪽에 모여 시끄럽게 대화를 나누는 것은 물론, 절반가량은 마스크조차 착용하지 않은 채 거리를 활보했다. 드물게 마스크를 착용한 이들은 그런 사람들을 향해 눈총을 보내며 인근을 벗어나려 부지런히 걸음을 옮겼다.

인근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방역수칙 좀 잘 지키라고 단계도 올라간 상황인데 이런 모습을 보면 한숨만 나온다”며 “저런 안일한 모습 때문에 이런 상황이 반복되는 건 아닌지 생각을 좀 해줬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김수현 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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