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발전은 항상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그 이면에는 주민 간의 갈등, 지역간 불균형과 같은 부작용이 뒤따른다. 대립과 반목은 주변에 대한 무관심과 끝없는 개인주의를 양산해 결국 사회에 큰 부담을 안겨준다.
이 같은 사회 분위기 속에서 전주시의 ‘주민주도 마을공동체 활성화 사업’의 순기능은 눈에 띌만하다.
이 사업은 주민들이 머리를 맞대고 마을의 문제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해결법을 찾아 실천에 옮기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러한 과정 등을 통해 지역주민이 서로에 대한 마음의 벽을 허물고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것이다.

▲지역주민 주도의 마을계획 수립과 실행
전주시의 ‘마을공동체 활성화 사업’의 핵심을 이루는 것은 마을계획수립과 실행이다.
마을계획은 전문가와 행정, 활동가의 협력을 바탕으로 주민이 중심이 되어 만들어진다. 지역주민들이 직접 현장에 나가 마을의 자원을 조사하고 문제들을 연구해 교육, 복지, 문화, 환경과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의제들을 발굴해 낸다. 이후 도출된 핵심의제들은 마을총회에서 우선 순위를 결정하는 투표와 주민들의 합의를 거쳐 마을계획으로 수립된다.
이렇듯 마을계획은 관심 분야가 어느 한 곳에 국한되어 있는 소수의 사람들이 아닌, 지역의 여러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이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는 주민들이 모여 활동하는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
전주시는 지난 2015년 마을간, 주민간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사업을 시작했다.
우선, 원도심 지역의 상권 쇠퇴, 주거지 노후화와 같이 주민들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중앙동과 풍남동을 시범운영 대상으로 선정한 것.
작년까지 15개동(노송, 완산, 동서학, 서서학, 서신, 진북, 인후1?2, 덕진, 금암1?2, 송천1, 혁신)까지 확대해 마을계획수립을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수립된 마을계획은 주민들이 직접 실천에 옮기는 실행사업으로 직결된다. 실행사업은 주민들이 계획한 것을 실현하는 것이기에 주민들의 참여의지와 만족도가 높다. 인후2동과 서신동이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인후2동·서신동 마을계획추진단 ‘활발’
전주 인후2동 마을공동체의 활동이 눈에 들어온다. 이 공동체는 지난 2016년 원도심 공동화에 따른 지역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 모였고, 주민들은 간담회와 정기회의를 통한 의견 수렴 및 자발적인 참여 유도로 18개 의제를 발굴하기에 이르렀다.
그 결과 2017년부터 상권활성화와 지역 주민활력 증진을 위한 ‘달콤한 음악회’를 기획하고 실행에 옮겼다.
특히, 지역의 명소와 자랑거리를 알리기 위한 마을지도 제작과 건지산 등산로 입구 환경개선을 위한 꽃길 조성사업을 추진하는 등 행복한 마을을 만드는데 앞장서고 있다.
임현 인후2동 마을계획추진단장은 “혼자서는 할 수 없어 생각에만 머물러 있던 것들이 하나씩 하나씩 실현되는 것을 보고 나서는 주민들이 뜻을 모아 함께 한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앞으로도 인후2동의 발전과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신동 마을공동체는 작년 ‘사람이 함께하는 따뜻한 서신동, 문화와 자연이 생동하는 서신동’이라는 비전을 제시하며 마을계획을 수립했다. 이 비전을 나침반 삼아 여러 가지 목표들을 세우고 이를 사업으로 구체화하는데 힘을 모았다.
올해 진행하고 있는 사업으로는 집수리단 운영 및 목공인력 양성을 위한 서신동 마을뚝딱이 양성사업(온두레공동체 지원), 지역 유휴공간을 활용한 마을공동체 소통공간 조성사업(도 주민참여예산 지원), 마을정원봉사단을 육성하는 서신 정원문화마을 조성사업(마을계획 실행사업 지원)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사업들은 제시된 비전에 걸맞은 마을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주민들의 마을문제 해결 능력을 배양하고 지역의 인적?환경 자원 등을 지속적으로 발굴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서신동은 이러한 변화의 첫걸음으로서 공유공간 ‘서로가’를 개관했다. 이곳은 아이 돌봄을 위한 장소, 마을의 공동체들이 서로 맘놓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탄생하여 사람들이 웃음꽃을 피우는 마을로 만들어 가고 있다.

▲전주시, 마을공동체 지원사업 ‘적극’
전주시는 올해에도 ‘주민주도 마을공동체 활성화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3개동(중화산2, 효자3, 인후3)이 마을계획 수립사업 대상으로 공모·선정됐고, 마을계획수립이 완료된 15개동 중 9개동(풍남, 노송, 완산, 동서학, 서서학, 서신, 인후2, 덕진, 금암2)이 마을계획 실행사업 대상으로 공모?선정되어 주민의 행복과 지역의 발전을 위해 힘을 쏟고 있다.
먼저 마을계획수립 대상으로 선정된 3개동을 살펴보면, 중화산2동은 마을의 자원파악, 생활환경분석 등을 위한 현장조사를 실시한데 이어 3주간 진행한 조사 결과를 정리한 후  공유할 예정이다.
효자3동은 의제를 발굴하기 위해 자생단체와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주민의견 수렴을 위한 설문조사를 준비하고 있다.
인후3동 역시 마을계획사업 이해 교육 및 커뮤니티 매핑 활용법 등의 역량강화교육과 주택단지 분리수거함 청소와 같은 주민실천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실행사업 대상으로 선정된 9개동의 주요 사업내용으로는 △풍남동은 마을동화 제작 △노송동은 천사마을 스토리 경관 조성사업 △완산동은 유휴지 활용 마을 정원 조성사업 △동서학동은 마을관리 공동체 육성 사업 △서서학동은 마을 책 발간 사업 △서신동은 안전하고 깨끗한 환경 조성을 위한 정원 및 둘레길 정비사업 △인후2동은 책 사랑방 운영과 달콤한 음악회 개최 △덕진동은 힐링 숲 만들기 사업 △금암2동은 마을문화 탐방로 조성사업 등이다.
특히, 올해로 7년째를 맞이하는 ‘주민주도 마을공동체 활성화 사업’이 공동체가 성공적으로 도약하는 발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주민, 중간지원조직(전주시 사회적경제?도시재생지원센터)과의 굳건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회의와 컨설팅을 통해 소통해 나갈 계획이다.
양명숙 시 마을공동체과 과장은 “주민공동체 회복을 통해 행복한 도시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마을공동체 활성화 사업에 시민들의 애정 어린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한다”며 “앞으로도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지속적이고 다방면으로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김장천기자·kjch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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