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공예의 맥을 꿋꿋하게 이어온 명인들의 숨결이 한 자리에 모였다.
교동미술관(관장 김완순)은 27일까지 뿌리를 잃지 않고 전통 무형유산의 맥을 이어오고 있는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기능 보유자와 전승공예작가 등 20명을 모신 2021 명인명장 초대전 ‘현존하는 가치’전을 연다.

전통공예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조명하고, 어렵게만 느껴졌던 전통 공예가 지닌 미래의 가치를 생각하는 전시다.

이번 전시가 무형문화재 보호와 우리 전통에 대한 관심을 유도해 전북 무형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릴 수 있는 끼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참여 작가는 고수환(악기장·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12호), 김동식(선자장·국가무형문화재 제128호, 전라북도무형문화재 제10호), 김선애(지승장·전라북도무형문화재 제61호), 김선자(매듭), 김정화(칠보), 김종연(목조각장·전라북도무형문화재 제58호), 김혜미자(색지장·전라북도무형문화재 제60호), 박강용(옻칠장·전라북도무형문화재 제13호), 박순자(침선), 방화선(선자장·전라북도무형문화재 제10호), 소병진(소목장·국가무형문화재 제55호, 전라북도무형문화재 제58호), 안시성(옹기장·전라북도무형문화재 제53호), 유배근(한지발장·전라북도무형문화재 제31호), 윤규상(우산장·전라북도무형문화재 제45호), 이병로(도자기), 장동국(사기장·전라북도무형문화재 제29호), 장정희(침선), 전경례(전통자수), 최대규(전주나전장·전라붐고무형문화재 제50호), 최종순(악기장·전라북도무형문화재 제12호)씨다.

색지장 김혜미자는 전통 목가구의 크기 그대로의 골격에 전통 한지에 문양을 내 일일이 붙여 우아하게 옷을 입힌 전주장을 선보인다. 김혜미자 보유자가 하는 작업방식인 전지 기법은 고운 자태만큼이나 많은 시간과 정성, 손길로 매만져야하는 고된 작업이다.

선자장 김동식의 백접선은 왕실 직계만이 사용할 수 있었던 부채로 그 품위와 격이 남다르다. 살을 50개 밀어 넣어 완전히 접으면 접힌 선면의 칸이 100개라 백접선으로 부르는데, 조선시대에 부채는 고가의 사치품으로 신분에 따라 부채살수에 제한을 두었다.

우산장 윤규상은 단정하면서도 아름다운 전통 미감으로 완성한 지우산을 선보이고 있다. 미세한 차이에도 균형이 무너질 수 있는 만큼 섬세하게 공을 들인 작업의 시간까지도 고스란히 전해진다.

김완순 관장은 “무형유산은 형(形)이 없는 살아있는 예술로서 유형유산과 달리 후대에 전승하지 않으면 소멸될 수 있는 예술로서 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 분들의 신념과 역할이 중대한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다”며 “전통의 맥이 끊이지 않게 하려는 큰 짐을 지고계심에도 묵묵히 후계자 양성과 전통기법 전수에 힘쓰시는 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분들이 계시기에 현재까지 전통이 이어져 오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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