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6일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우호협력 관계를 ‘전략적 동반적 관계’로 격상하기로 했다.
스페인을 국빈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스페인 마드리드 총리궁에서 한·스페인 정상회담을 통해 격상된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따라 미래지향적 협력 강화 비전 및 의지를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성명에는 정무·외교, 국제·다자, 세계평화·안보, 경제, 과학기술·혁신, 문화·교육·스포츠·인적 교류 등 6개 분야에서의 실질협력 방안이 담겼다.
양국은 우선 교육·투자를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제3국 시장 공동진출 확대도 모색하기로 했다.
특히 스페인이 해외건설 수주액 2위의 건설 강국인 만큼 건설·인프라 분야에서 중남미와 아시아 등 거점 시장에 공동진출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는 등 건설 산업에 협업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과 산체스 총리는 외교·대화를 통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 정착 의지도 공동성명에서 재확인했다. 더불어 북한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완전한 이행을 촉구하고, 남북 대화·관여·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두 정상은 코로나19 백신의 공급 확대와 공평한 글로벌 접근을 지지하는 한편, 2050 탄소중립 달성 및 재생에너지 협력을 위해 공조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한·스페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에 따라 2건의 협정과 3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국 간 통상 환경의 안전성을 제고하기 위한 '세관상호지원협정', 감염병 예방·대응을 위한 정보 공유, 필수적 교류 보장, 자국민 보호 등을 골자로 한 '보건협력협정'이 포함됐다.
또 디지털·고부가가치 산업분야 협력 확대와 양국 스타트업 간 교류 촉진을 위한 '인더스트리 4.0 MOU'와 '스타트업 협력 MOU', 태양광, 해상풍력 등의 분야에서 산업·연구 협력 증진을 위한 '청정에너지 협력 MOU'가 체결됐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한-스페인 그린 디지털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우리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 등을 포함한 그린·디지털 경제협력 가속화를 당부하고, ‘저탄소 경제·디지털 혁신·3국 공동진출’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산체스 총리와의 회담 후에는 상원 연설 마치고 바르셀로나로 이동해 스페인에서 가장 권위있는 경제포럼 중 하나인 경제인협회 연례 포럼에 참석했다.
지난해로 수교 70주년을 맞은 스페인을 국빈 방문한 문 대통령은 전날 펠리페 6세 국왕 주최 공식 환영식과 국빈 만찬에 참석했다. 한국 대통령의 스페인 방문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14년 만으로, 스페인으로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초로 맞이하는 국빈 방문이다.
문 대통령은 17일까지 스페인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친 뒤 G7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영국, 오스트리아, 스페인 등 유럽 3개국 순방을 마무리하고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마드리드·서울 공동취재단=최홍은기자·hiim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