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치명자성지 평화의 전당’(관장 김영수 신부·이하 평화의 전당)이 개관을 앞두고 있다. 2018년 5월 17일 천주교 전주교구가 공식발표한지 3년만이다.

전주 치명자성지 일원에 세워진 평화의 전당은 천주교 자원을 일반인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 세워진 한국 천주교 최초의 시설이다.

건립 초기부터 깊숙이 관여한 김영수 신부는 평화의 전당이 교회가 세상과 교류하는 ‘플랫폼’이 될 거라고 확신하며 그 중심은 문화예술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평화의 전당을 건립한다고 하자 교회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가장 크게 염려한 부분은 성지의 가치를 훼손할 수도 있다는 우려였습니다. 당연한 우려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교회가 세상을 향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되는 시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평화의 전당은 교회가 세상과 소통하고 교류하는 중요한 플랫폼이 될 것입니다.”

평화의전당은 크게 ‘치유’, ‘생명’, ‘사랑’의 가치를 중심으로 운영된다.

치유는 코로나19 등 외부요인과 내재적 요인으로 겪는 심리, 정서적인 불안을 치유하는 사목상담 활동을 비롯한 자아개발과 영적 성장 프로그램이 중심이다.

생명은 생명존중과 가치회복을 위한 활동이다. 그 중심은 천주교 전통인 순례가 자리하고 있다. 유명한 ‘산티아고’ 순례길은 카톨릭 성인의 유해가 옮겨진 길로 이제는 종교를 떠나 세계적으로 순례객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한국 천주교의 대표적인 순례성지인 지명자성지와 연결된 둘레길을 평화의전당을 순례문화의 중심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사랑은 신앙과 문화의 조화를 통해 ‘나눔’을 실천한다는 것이다. 평화의전당에서 복합문화시설이 중요한 이유다. 공연장과 전시장, 그리고 숙박이 가능한 연수시설은 지역문화자산과 완벽한 조화를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

평화의 전당은 대지 5만6093㎡에 연면적 9,033㎡ 규모로 크게 피정, 연수시설과 복합문화시설로 나뉜다.

피정시설은 2인실 가족실 등 객실 50여개 있다. 피정을 위한 숙박객도 수용하지만 일반인 숙박도 가능하도록 했다. 세미나실과 회의실 등이 갖춰 교육과 연수, 체험 중심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복합문화시설에는 전시장인 보드네홀과 400명 이상 수용이 가능한 컨벤션홀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북측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펼쳐지는 보드네홀에는 박동삼 작가가 만든 세계최대 한지조형작품인 ‘실루엣 124’가 설치됐다. 가로 18m, 세로 5.2m의 크기의 작품은 1801년 신유박해 등 종교탄압을 겪은 순교자들의 모습을 실루엣으로 표현했다. 124위 복자들의 시성을 염원하는 의미로 전주의 랜드마크로 기대되는 작품이다. 

컨벤션홀은 각종 행사와 공연이 열리는 공간이다. 천주교 전주교구가 제작한 뮤지컬 성극 ‘님이시여 사랑이시여’가 핵심 콘텐츠다. 성극을 넘어 브랜드 공연으로 전주 대표 문화콘텐츠로 만들 계획이다.   평화의전당이 문화예술에 대한 의지는 ‘문화예술컨텐츠사업단’을 구성한데서 확인할 수 있다. 초대 단장으로 ‘님이시여 사랑이시여’를 연출한 안상철 예술감독을 임명하고 2명의 인력을 배치했다.

전주비빔밥축제 총감독을 역임한 안상철 단장은 “성극 ‘님이시여 사랑이시여’는 순교자 스토리지만 종교를 뛰어 넘는 사랑과 헌신이 가슴을 울리는 작품으로 전주 순례 관광의 핵심 가운데 하나다”며 “앞으로 공공분야 문화예술분야 공모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콘텐츠를 풍성하게 만들 계획이다”고 밝혔다.

한편 평화의전당은 6월 안으로 시설사용 승인을 마치면 오는 10월 16일 갸관식을 가질 예정이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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