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연, 김춘선 작품

지난 6월 창립전을 가졌던 AX 그룹이 두 번째 전시를 갖는다.

전시 주제는 ‘코로나-사막-AX' 코로나가 몰고 온 황폐한 상황을 사막으로 규정하고, 우리가 직면한 어려운 상황을 어떻게든 극복하자는 의지를 담았다.

전시는 25일부터 12월 26일까지 전주서학동사진관에서 열린다,

전주 서학동 예술인 마을에 자리 잡은 서학동사진관은 그간 사진 매체의 문제작들을 보여 왔다. 전통 가옥 구조를 그대로 전시 공간으로 변용시킨 이곳에서 AX의 실험적이고 본격적인 작품들이 선보이는 것도 큰 의미다. AX의 그룹 활동이 전통적 도시 전주를 기반으로 펼쳐지는 만큼 그 장소성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현대미술의 전위성도 그것이 몸담고 있는 지역성과의 상관관계를 긴밀히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는 7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참여 작가들은 ‘삶의 길과 예술이 일치한다고 믿으며 예술이 사회적 문제에 개입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예술적 혁신이 곧 정신적 혁신이 된다’고 생각한다.

한봉림은 ‘영원한 운동’이라는 입체 조형물과 벽에 거는 마스크를 출품한다. 그 입체 조형물은 구부러진 천의 형태를 현대 도예와 연계시킨 작업으로 일찍부터 주목을 받아왔다. 마스크는 흙덩이를 내던져 일그러진 것에 눈 코 입을 표시해 만든 즉흥적 도조이기도 하다.

김지연은 독자적인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로 활동해 왔으며, 그간에 ‘남광주역’, ‘빈방에 서다’, ‘자영업자’ 등으로 사진가로서 사회적 관심을 표현해왔다. 이번 출품작은 2000년도에 찍은 ‘전주천’이다. 20여 년의 간격과 회고를 느낄 수 있다.

이재승은 ‘명상’을 주제로 동심원적 구조의 추상 공간을 표현해왔다. 먹과 한지가 정교하게 작용하는 공간 안에서 점층적으로 깊어지는 평면 위에서 정신적 위안을 얻을 수 있다.

김춘선은 구겨진 종이와 낙서 등을 붙이고 그 위에 붓질과 드로잉을 가한다. 뿐만 아니라 사용한 논산-전주 간 승차권도 붙어 있고 톰 앤 톰스 커피 마크도 붙어 있다. 그는 스스로의 작업을 ‘가비지(쓰레기) 페인팅’이라고 부른다.

조헌은 사람의 얼굴과 개의 얼굴을 같은 존재감으로 그리기도 해 흥미를 끌었는데, 이번 작품 ‘자각의 시간’은 활달한 필치로 두상의 윤곽을 암시하고 그 위에 흰색의 붓질의 흔적을 몇 개 내려치듯 남겨 놓았다. 막막하고 성난 존재감을 느끼게 한다.

김성민은 예의 활달한 필치로 금산사 미륵전을 그린 유화를 출품한다. 그는 시원스럽게 펼쳐진 갯벌 그림을 그려 주목 받았다. 얼마 전 그의 화실에서는 작업 중인 1000호 사이즈의 갯벌 그림을 볼 수 있었다. 우연히 곁눈으로 바라본 듯한 시선으로 미륵전을 다룬 그의 유화는 여전히 따뜻하고 인간적인 정감을 담고 있다.

장석원의 ‘I LOVE YOU!'는 ‘I LOVE YOU, I HATE YOU!' 시리이즈의 연장선 상에 있는 작품이며 노란색 바탕에 모자를 쓴 남자의 얼굴이 나타나며, 사랑과 미움의 감정적 드라마를 자제하면서도 표현하지 않을 수 없는 문제를 드러낸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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