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에 물폭탄이 쏟아졌다. 마을과 도로는 물에 잠기거나 쌓인 토사에 통제됐고, 산사태에 따른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연일 계속된 비로 약해진 지반에 재차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면서 산사태도 잇따랐고, 주택과 농경지, 문화재 등이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

특히 오는 11일까지 100mm에서 200㎜의 많은 비가 예보된 데다 태풍 ‘장미’ 빠르게 북상, 10일 제주·남부 강타할 것으로 보여 추가 피해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9일 전북도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이날 오전 11시까지 337.8mm의 많은 비가 내렸다.

전북지역에서 가장 많은 비가 내린 지역은 순창으로 544.4mm를 기록했으며, 이어 진안 478mm, 남원 432.6mm, 장수 333.3mm, 임실 332.7mm, 전주 327.3mm, 군산 309.9mm, 익산 307.4mm, 고창 306mm, 정읍 244.5mm, 김제 297mm, 완주 244.2mm, 고창 306mm, 부안 289.4mm 등의 많은 비가 내렸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전북도는 이번 폭우로 1000건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전날 장수군 번암면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주택이 매몰되면서 거주하던 50대 부부 2명이 숨졌다.

또 주택 641가구가 물에 잠겨 1702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진안과 장수, 임실, 순창, 전주에서도 주택이 물이 잠겨 908명이 인근 경로당 등 임시 대피소로 대피했다.

이밖에도 이번 집중호우로 전북지역 도로 45곳이 파손되고 침수됐으며, 84곳에서 산사태가 발생했다.

진안 마령 강정교는 불어난 물로 인해 파손돼 현재 교량 출입이 통제된 상태다.

농경지와 축사, 양식장에서도 침수피해가 속출했다.

이번 비로 전북지역 농경지 14곳 7,883.7ha가 침수돼 현재 배수작업을 진행 중이며, 남원과 순창, 고창 등 축사 61곳도 물에 잠겼다.

이번 비로 김제에서 3756.9ha 농경지가 물에 잠기고, 고창 872.5ha, 남원 836.6h, 부안 644.8ha, 정읍 615.9ha, 순창 525ha, 진안 269ha, 임실 145ha, 군산 66.3ha, 익산 54.7ha, 무주 32.2ha, 전주 12,1ha, 장수 6.7ha 등 농작물 침수피해도 심각한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8일과 9일 350㎜가 넘는 폭우가 내린 전주지역에는 마을 침수 및 경사지 붕괴 등 총 477건의 시설피해가 발생했다. 시는 침수된 마을 주민들을 위해 인근 학교와 경로당 등으로 임시 대피처를 마련하고 하수도 역류, 맨홀 파손, 토사·석축·제방 유실, 담장·농수로 붕괴 등 피해에 대한 응급복구를 진행했다.

고창 이산면의 한 장어 양식장도 침수돼 뱀장어 치어 11만 4250마리가 폐사하는 등 양식장과 어선 유실 등 3건의 피해가 접수됐다.

남원시 일대 52개 마을과 정읍 칠보면 원백암마을은 상수관 이탈과 파손으로 3085가구가 현재 단수된 상태다.

전북도는 일부 지역에 대해 응급복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사고에 위험이 있는 지역의 경우 하천의 수위가 낮아지는 대로 복구에 나설 방침이다.

문화재 피해도 잇따랐다. 남원 선국사 대웅전에 사면이 붕괴됐고, 남원 교룡산성 성곽이 유실됐다.

또 남원향교 대성전 담장이 붕괴됐고, 임실 향교 대성전 담장이 파손되는 등 도내 문화재 7곳의 파손 피해가 접수돼 응급조치에 나섰다.

이날 11시를 기해 전북지역에 내린 호우특보는 모두 해제됐지만, 오후부터 오는 11일까지 100mm에서 200㎜의 많은 비가 예보된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전북도 관계자는 “이번 집중호우 피해에 대한 조사와 함께 복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김용기자·km4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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