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민초들에게 바치는 국악칸타타 `어머니의 땅, 천년을 보듬다`와 3.1운동 100주년 기념 전야음악회 `국악관현악, 어머니는 기다린다!` 등 굵직한 기획으로 남다른 무게를 보여준 전북도립국악원(원장 차주하) 관현악단(단장 권성택)이 이번에는 ‘안중근 의사 순국110주기 추념무대’를 마련했다.

관현악단 신춘음악회 ‘PEACE(평화)’ 오는 27일 저녁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열린다.

‘PEACE’는 안중근 의사가 지난 1910년 옥중에서 쓴 동양평화론(東洋平和論)을 주목한다. 한·중·일이 동등하게 평화와 발전을 이루어 나가기를 꿈꿨던 그는 사형 집행 전까지 이글을 쓰는 데 매달렸다고 한다.

류상록 전 도립국악원 공연기획실장이 대본 구성을 하였으며, 권성택 지휘로 ‘조마리아의 편지’와 ‘꼬레아 우라!’의 창작 초연곡을 비롯해 대금협주곡 ‘영원’, 해금협주곡 ‘혼무’, 그리고 ‘영원한 왕국’등 명곡이 추념 무대로 다시 피어난다.

첫 무대는 대금협주곡 ‘영원(Eternity)’(개작 초연곡/ 토마스 오스본) 이다. 이 곡은 수제천 원곡과 마찬가지로 먼 거리를 길게 퍼져 나가는 듯 길고 느린 선율과 리드미컬한 패턴들이 특징이며, 때에 따라 빠르고 활기차게 연주된다. 4개의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별히 이날 공연은 Cadenza부분을 개작해서 초연한다. 대금협연에는 서정미(관현악단 부수석)로 국가무형문화재 제1호 종묘제례악 이수자 및 제45호 대금산조 이수자이다. 대구국악제 전국국악경연대회 대통령상 수상. 

두 번째 무대는 여창과 관현악 ‘조마리아의 편지’(위촉 초연곡/ 이정면) 이다. ‘비겁하게 삶을 구하지 말고 대의에 죽는 것이 어미에 대한 효도’임을 강조한 조마리아의 마지막 편지를 여창과 판소리합창, 국악관현악으로 구성하였다. 여창에는 김세미 명창(창극단 수석)이 조마리아 역을 맡아 어머니가 자식에 대한 애절어린 사랑을 노래하며, 합창에는 창극단이 함께한다.

세 번째 무대는 해금협주곡 ‘혼무’(Dancing With Spirits) (작곡/ 도날드 리드 워맥) 이다. 이곡은 동해안 별신굿을 바탕으로 8개의 짧은 악장 (혼무, 무당연희, 무무, 혼맞이, 화랭이, 무가, 혼무, 사신)으로 이어진 협주곡이다. 별신굿이라는 한국 전통예술장르의 특징적인 모습들을 나타내기 위해 그 장단과 선율 표현들을 곡에 사용하였으며, 여러 마을굿이 가지는 공통된 음악적 특징들을 곡의 여러 악장에 걸쳐 표현하였다. 협연하는 장윤미(관현악단 수석)는 국악학 박사이며 중요무형문화재 제1호 종묘제례악 해금 이수자.

네 번째 무대는 남창과 관현악 ‘꼬레아 우라’(위촉 초연곡/ 임준희) 이다. 이 작품은 동양평화론을 바탕으로 세계의 평화를 기원했던 안중근 의사의 뜻을 기억하고 넋을 기리기 위해 작곡된 곡이다. 안 의사가 옥중에서 남긴 어록들을 노랫말로 엮어 남창과 판소리합창, 국악관현악의 음악극형식으로 구성하였다. 남창에는 김정훈(창극단 단원)이 안중근 역을 맡아 열연한다. 판소리 합창은 안중근의 뜻을 따르는 독립투사들과 백성들의 소리를 의미하고 국악관현악은 노랫말에 내포된 슬픔, 애통, 희망 등의 극적인 상황 변화들을 묘사한다.

대미를 장식할 무대는 ‘영원한 왕국’(작곡/김성국)이다. 이 작품은 평안남도에 위치한 강서대묘의 벽화‘사신도'를 소재로 한 곡이다. 작곡가 김성국은 벽화에 표현된 민족적 기상과 유려한 선과 신비한 색채감 그리고 생동감의 예술적 혼을 작품에서 표현하고자 하였다. 그리고 사신도의 기운이 생동 하는 모습을 여러 장단을 활용하여 끊임없이 표현하고자 하였는데, 때로는 특정한 악기군의 사운드로, 때로는 하나의 선율을 다양한 악기로, 때로는 전통적 표현방식이 아닌 것으로 담아냈다.

객석 띄어앉기로 운영되며, 관람은 인터넷예약만 가능하다. 국악원 유튜브 및 홈페이지를 통해 생중계하며, 중계된 영상은 추후에 전북도립국악원 국악! 똑똑! TV를 통해 다시 볼 수 있다.

차주하 도립국악원장은 “이번 신춘음악회를 통해 안 의사와 그의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님의 숭고한 애국정신을 기리길 바라며, 안 의사가 목숨 바쳐 염원한 동양평화는 우리 후손들이 앞으로 실현해야 할 과제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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