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서신동에서 장어구이집을 운영하는 A씨는 요즘 신바람이 난다. 전주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서신동에 근거지를 두고 있었다는 이유로 단골손님마저 찾지 않을 만큼 영업에 타격이 극심했는데 최근 다시 활기를 되찾았기 때문이다.

생활방역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면도 도움이 됐지만 매출회복에 가장 큰 도움이 된 것은 다름아닌 긴급재난지원금이었다. 비교적 고가에 속하는 장어구이집에 다시 손님이 찾아들었고, 이는 매출상승으로 이어졌다.

A씨는 "확실히 요즘 가게에 생기가 돈다"며 "전주시 재난지원금부터 최근 정부가 나눠준 긴급재난지원금 사용문의도 늘고 실제 결제도 늘면서 전달에 비해 20% 이상 매출이 뛰었다"고 말했다.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이 지난 4일 취약계층부터 지급이 시작되면서 본격적으로 시중에 자금이 유통되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억눌렸던 소비심리가 풀리고, 소상공인들도 매출회복을 실감하면서 본래 취지인 경제 활성화와 상생협력을 살리고 있다는 평을 얻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지난 21일 기준으로 발표한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지급현황'을 살펴보면 전체 가구의 88.5%가 신청했고 금액으로는 12조 1,068억 원이 지급됐다. 전북의 경우 67만여 가구가 재난지원금을 신청했으며 금액으로는 4,220여억 원이 지급됐다.

전북도민들은 신청과 사용이 편리한 신용·체크카드 신청을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전체 가구수의 절반에 가까운 39만 9천여 가구가 신용·체크카드로 지원금을 지급 받았다.

도민들은 정부의 재난지원금을 비롯해 14개 각 지자체에서 지급한 지원금이 더해지면서 적극적인 소비 활동에 나서는 분위기다. 전주시 송천동에 사는 강영익(62)씨는 "퇴직 후 제한된 연금 내에서 생활을 하다보니 요즘같은 불경기엔 더욱 돈 쓰기가 조심스러웠는데 재난지원금을 선불카드로 받은 후엔 집에 찾아오는 손주들에게 맛있는 것도 넉넉히 사줄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좋다"며 재난지원금 사용 이후 동네 가게를 찾는 일이 잦아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긴급재난지원금의 소비 진작 효과는 수치로 확인되고 있는 상황. 소상공인 매출은 여전히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감소세가 눈에 띄게 둔화되면서 카드 매출도 전년 수준까지 회복된 것.

전국 소상공인 카드 결제 정보 등을 관리하는 한국신용데이터에 따르면 재난지원금 지급이 시작된 5월 둘째 주(11~17일) 전국 소상공인 사업장 평균 매출은 전년동월 매출 수준을 100으로 볼때 100을 기록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이 기간 전국 소상공인들의 카드 매출이 코로나 전인 지난해와 같은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의미로 코로나19로 극심한 불황을 겪은 소상공인의 매출이 재난지원금이 풀린 시점부터 상당부분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전북은 5월 둘째 주 매출이 지난해 5월 둘째 주 매출을 뛰어 넘는 102로 집계되면서 코로나19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한 이후 12주만에 전년 수준으로 회복한 것이어서 지원금 지급이 완료된 이후부턴 더욱 가파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이번 정부형 긴급재난지원금의 마중물이 된 전주시가 자체 재난기본소득의 카드 이용실적을 분석한 결과도 이같은 흐름을 방증했는데 전체 사용금액의 60% 이상이 동네 슈퍼마켓(37%, 30억 2,400만 원)과 음식점(22%, 18억 2,800만 원)으로 몰렸으며 정육점과 제과점, 안경점 등 골목상권의 버팀목 가게들에도 골고루 사용된 것으로 집계되면서 전주를 포함한 도내 지역경제가 모처럼 활기를 유지할 것으로 도내 경제관계자들은 내다봤다. /홍민희기자·minihong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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