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라는 비상 상황, 개학을 더는 미룰 수 없어 반강제적(?)으로 급하게 시작한 초중고 원격수업.

교육부가 제시한 수업방식은 쌍방향, 강의형, 과제형이지만 강의형과 과제형에 쏠렸다.

전북을 비롯해 전국 학생 대다수가 기존 온라인 강의를 듣는 e학습터와 EBS온라인클래스를 활용했고 이는 해당 학습플랫폼 과부하로 이어졌다.

학생들이 컴퓨터와 스마트기기를 통해 오랜 시간 수업을 소화하다 보니 수업 집중도와 효과성이 낮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과목별, 학교급별 문제도 불거졌는데 유초등 가정돌봄 부담과 긴급돌봄 급증, 고3 대입 준비 지연, 수행평가 어려움, 예체능 교과의 기존 콘텐츠 부족이 그렇다.

대학도 같은 어려움을 겪었다. 다만 대학별 비대면 강의를 진행하다보니 학교별, 교수별 대응능력차가 두드러졌다는 분석이다.

전북대 총학생회가 3,4월 2천여 명 대상으로 추진한 비대면수업 운영만족도에서 불만족이 73%인 가운데 원인으로 교수 숙련도 부족을 가장 많이 꼽은 건 이 때문.

동영상 저화질 저음질, 실험실습강의 진행 불확실성, 강의시간 독자적 연장 또는 단축도 거론했다.

초중고가 온라인 개학한 지 2달여, 6월 8일이면 모든 학년이 학교에 갈 예정이다. 하지만 대입을 앞둔 고3을 제외한 학년은 격일 격주 수업, 오전 오후반 수업, 등교수업과 원격수업 병행 등 여러 방식을 열어뒀다.

코로나19는 여전하고 대유행한다는 전망이 있으며 또 다른 감염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비대면수업 두 달째인 도내 대학 대부분이 이번 1학기 이론수업을 비대면수업으로 운영하는 것,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가 내년 여름까지 온라인 강의만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북 지역 초중고 교사들은 원격수업이 ‘진화하는 중’이라고 본다.

전주 지역 한 중학교 교사는 “처음에는 난감했지만 몇 달이 지난 지금, 교사들은 어느 정도 적응했다. 우리 학교에서 본인 수업 영상을 찍는 교사가 절반 정도고 이를 올리는 플랫폼도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학교는 한 반 학생을 나눠 격일 등교수업할 계획도 있다. 원격수업을 병행해야 하고 등교수업과의 일관성을 위해 교사가 수업영상을 촬영해야 할 거다. 원격수업은 일상”이라고 말했다.

교사들은 협업을 토대로 다양한 수업을 시도, 원격수업 질을 높이고 결국엔 ‘개인별 맞춤형 수업’으로 가야한다고 조언한다.

전에는 기존 콘텐츠를 사용했다면 이제는 직접 촬영해 올리거나 실시간 쌍방향 소통하면서 쌍방향, 강의형, 과제형을 적절히 활용하자고 했다.

과목별은 물론 중요하거나 어려운 내용별, 학생 이해 수준별로 내용을 세부화하고 토론, 수행평가, 예체능 교과 부문도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랜 시간 집중하기 어려운 원격수업 특성상 내용과 과제는 최소화하자고 제안했다. 지역별, 학교별, 과목별 교사들의 협업과 공유를 전제 삼았다.

이럴 경우 수업 수준이 높아지고 내용이 풍성해지는 한편 학생 개개인 만족도가 높아질 거란 전망이다. 2025년 전면 시행할 고교학점제의 공간과 인력난도 해소할 거라 덧붙였다.

대학도 비슷하게 바라봤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황홍규 사무총장은 “비대면수업 초기 혼란이 컸지만 좀 나아졌다. 일부에선 복습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한다. 비대면수업을 계속 해야 할 텐데 다른 대학과 협약해 교수 강의를 공유하는 등 자원을 최소화하면서 효과를 최대화해야 한다”며 “비대면수업이 장기화되더라도 당장 교원 수를 줄일 수 없기 때문에 몇 년 간 등록금을 줄이긴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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