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도심 숲 내 어린이 놀이 시설을 설치해 놓고 관리를 소홀히 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조경단 근처에 위치한 임금님숲은 인근 주차장 근처와 가까운 산 입구 등에 안내 팻말이 존재하지 않고, 보다 들어간 안쪽에 표지판이 위치해 있어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다.
막상 찾은 표지판은 끝이 부러진 채 근처의 나무에 기대 세워져 있었고, 들어가는 길을 따라 농가에서 쳐놓은 철조망 등이 스산한 분위기를 풍겼다.
세줄 타기 시설의 경우 로프가 느슨해져 있을 뿐 아니라 기울어져 있기도 해 안전상의 위험이 우려됐다. 이외에 이음매가 낡아 유실된 부분이 보이거나, 장난감 토막과 떨어진 나무토막 등이 뒤섞여있기도 했다.
전주 남고산성 인근에 조성된 딱정벌레숲은 접근이 어려운 곳에 위치한 탓에 상황이 더 심각했다. 입구의 팻말을 자세히 읽지 않으면 이곳이 어린이 놀이시설이라는 것을 짐작하기 어려웠다. 이끼가 끼고 녹이 슨 시설물들이 을씨년스러운 모습을 연출했으며, 시설을 이용하는 아동도 보이지 않았다.
딱정벌레숲은 경사가 가파른 곳에 조성되어 있었음에도 관련 안전시설은 따로 존재하지 않거나, 끝부분이 다듬어지지 않은 채 잘린 나무들이 놀이시설 근처에 방치되어 있는 등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이날 산을 찾은 한 시민은 “여기가 어린이 놀이터라고는 생각 못 했다”며 “시설 등이 낡고 녹이 슬어있어 방치된 공원 운동 시설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아이숲 조성사업은 전주시가 2015년부터 중점을 두고 펼치는 사업으로, 조성비 1억여 원, 인건비를 포함한 관리 예산 5000만원 등 한 해 총 사업비 1억5000만 원 규모다.
전주시는 동절기(12월~3월)를 제외한 기간 동안 기간제 근로자를 고용해 매일 시설을 점검하고 있으나 겨울에는 아동 이용이 없어 해당 점검은 진행하지 않고 있으며, 직원들이 자체적으로 점검하고 있다는 답변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초반에 조성된 아이숲들의 경우 초창기에 만들어졌고 자연 친화적으로 조성하다보니 시간이 경과되면서 노후된 부분이 있을 수 있다”며 “시설 개선 사업을 병행해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김수현수습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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