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에서 전북지역 출마가 유력시되는 공공기관장의 사퇴 시기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공공기관이 정치권 인사들의 경력을 쌓는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비난 속에 이들은 사퇴 시기에 대해서는 극도로 말을 아끼며 출마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내년 총선 출마가 예상되는 전북 출신 공공기관장은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 이상직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등 3명이다.

김성주 이사장과 이상직 이사장은 19대 국회 때 전주 지역구 의원을 각각 지냈고, 이강래 사장은 남원·순창 지역구에서 3선 의원(16·17·18대)을 역임했다.

전주병 출마가 예상되는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의 출마설은 지난 10월 전주 국민연금공단 본부에서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이미 다뤄졌다.

당시 야당 의원들은 김 이사장을 상대로 내년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할 것이냐며 앞으로 거취를 집요하게 물었지만, 김 이사장은 인사권은 대통령에게 있다며 임기를 마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즉답은 피했다.

지난달 취임 2년을 맞은 김 이사장의 임기가 1년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총선이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만큼 조만간 사의를 표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남원·임실·순창 출마가 유력시되는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 역시 지난 10월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었다.

당시 이강래 사장은 ‘지금 단정적으로 말할 상황이 아닌 것 같다’고 답변을 회피했지만 총선 출마 가능성은 열어 뒀다.

이 사장의 임기는 내년 11월까지로 지난 20대 총선 때 이 사장의 지역구였던 남원·임실·순창에서 당선된 이용호 무소속 의원이 지난해 12월 민주당에 복당하려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한 점이 이런 관측에 힘을 보탠다.

전주을 출마가 유력한 이상직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의 경우 내년 설(1월25일) 전후로 거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이사장은 최근 전북도의회 기자실을 찾아 임명권자와 장관과 상의해 내년 설 정도에 자금 집행을 한 뒤 거취를 정하겠다면서 설을 전후해 이사장직 사퇴를 시사했다.

하지만 이사장직을 수행하면서 지역구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단점을 극복해야 하는 만큼 일부 측근들 사이에서는 빨리 사퇴를 하고 지역구에 복귀를 바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이들 공공기관장들은 당원이나 유권자로부터 심판을 받았던 전직 의원 출신들로 결국 총선과 같은 정치적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본연의 자리(?)로 돌아간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며 “더욱이 지난 국정감사에서 야당의원들에게 상당한 공격을 받아 총선 유력 출마자로 거론된 것에 대해 적지 않은 부담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김대연기자·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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