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장점마을 집단 암 발병 원인이 인근 비료공장에서 배출된 담뱃잎 찌꺼기인 ‘연초박’이 원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환경부는 14일 익산 국가무형문화재 통합전수교육관에서 '장점마을 주민건강 영향조사 최종발표회'를 통해 금강농산이 비료를 만들기 위해 KT&G로부터 사들인 연초박이 장점마을 주민들의 암 집단 발병과 역학적 관련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인근 금강농산이 퇴비로만 사용해야 할 연초박을 불법적으로 유기질 비료로 만드는 가열 과정에서 발암물질이 휘발돼 주민에게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판단했다.

정부가 환경오염과 질병의 역학적 관련성을 공식 확인한 것으로 장점마을 주민들은 피해구제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환경 오염피해 배상책임 및 구제에 관한 법률 '은 환경오염으로 피해를 본 주민에 대해 정부가 금전적 지원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역학적 관련성이 인정된 만큼 신청이 들어오면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이와 별도로 본격적으로 법적 소송에 나설 계획이며, 소송은 비료공장뿐만 아니라 KT&G와 전북도, 익산시, 환경부 등이 주요 대상이다.

연초박을 이 회사에 판매한 KT&G는 “연초박은 식물성 성분으로 관련 법령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며 “법령상 기준을 갖춘 폐기물처리업체와 가열처리 공정 없이 퇴비로 활용할 목적으로 계약을 체결했다”며 사후 관리 책임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환경부에 따르면 비료공장이 들어선 2001년부터 2017년까지 22명의 암 환자가 발생했으며, 주민들은 피부질환이나 우울 증상, 인지기능 저하 등도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점마을에서는 비료공장이 들어선 2001년부터 저수지의 물고기가 대량 폐사하기도 했다. 금강농산은 2009∼2015년 TSNAs가 함유된 연초박을 KT&G 신탄진공장 등에서 무려 2000t 넘게 반입했다.

최재철 주민대책위원장은 “수년간 연초박이 암 발병의 원인이라는 주민의 주장에 대해 익산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심지어 금강농산에 환경 우수상을 주기도 했다”면서 “주민 20여명이 암으로 사망했고 지금도 6명이 투병을 하는 만큼 익산시와 KT&G 등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익산=김익길기자·kimtop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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