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열병이 인체에는 무해하다고는 하지만 아이에게 먹일 건데 꺼림직 한 건 어쩔 수 없죠.“

17일 오후 1시께 전주시 서신동 한 마트, 장을 보러온 주부들은 돼지고기를 피해 닭고기와 소고기로 발걸음을 옮겼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돼지고기가 인체에 무해하다는 정부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돼지열병에 대한 불안감 탓에 돼지고기 소비심리가 위축됐다.

주부 A씨(42)는 “돼지열병이 사람에게 무해하다는 내용을 접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며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은 대부분 다 똑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주부 최모(40)씨는 “돼지열병 발생 이후 육류 소비는 오리고기와 소고기로 대체하고 있다”면서 “돼지열병 상태가 진정되기 전까지는 남편의 반대와 아이들 때문이라도 돼지고기를 소비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전주시 서신동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돼지열병 확진 이후 한 달 동안 돼지고기 매출이 전년대비 40%가량 줄었다”며 “확진 이후 2주간 급등했던 돼지고기 가격이 점차 안정을 찾아가지만 소비자들의 불안을 돌리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돼지열병으로 인해 위축된 소비가 돼지농가에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부담이 커진 돼지농가들의 폐업은 곧 돼지고기 가격상승으로 이어져 정육점 매출에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지난달 17일 국내에서 ASF가 처음 확진되고 한 달이 지났지만 소비자들의 ASF 불안감을 해소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ASF의 명확한 유입경로가 밝혀지지 않고, 최근 야셍멧돼지 사체에서 ASF 바이러스가 계속 검출됨에 따라 시민들의 불안은 더욱더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이낙연 국무총리 주최로 ASF 방역 점검을 위한 회의를 열어 사육돼지 방역과 야생멧돼지를 통한 ASF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멧돼지 소탕 작전을 주문했다.

이에 전북도는 유해야생동물피해방지단을 구성, 도내 야생멧돼지 출몰지 등에서 야생멧돼지 포획과 거점소독시설 운영을 통해 방역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최근 야생멧돼지에서 ASF 바이러스 확진되고 있는 만큼, ASF 유입경로 중 하나로 추정하고 있다”며 “ASF는 사람에게 전염되지 않고 돼지고기는 철저한 검사를 통과해서 유통되니 도민들께서는 안심하고 드셔도 된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전북 고창과 부안 해안가에서 발견된 야생멧돼지 사체에 대한 ASF 조사의뢰 결과, ASF 음성 결과로 나와 해당 지역 통제가 해제됐다./김용기자‧km4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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