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지역 마이스터고(산업수요 맞춤형고) 4곳이 내년부터 고교학점제를 도입하는 가운데, 그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고교학점제 취지인 학생 진로 탐색과 역량 강화를 실현하려면 제도적, 물리적 기반과 학교 구성원들 이해부터 구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과목 선정 시 기존 성격을 유지하면서 깊이를 더할지, 다양한 영역으로 폭을 넓힐지도 과제.

모든 고교에 적용할 제도인 만큼 큰 틀에서, 제대로 준비하는 노력도 필요해 보인다. 21일 교육부는 2020학년도 전국 마이스터고 51곳 대상으로 고교학점제를 먼저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도내 마이스터고는 군산기계공업고, 김제농생명마이스터고, 전북기계공업고, 한국경마축산고 4곳이며 이들은 올해 고교학점제 선도학교로 지정, 운영 중이다.

고교학점제는 대학처럼 진로와 흥미에 따라 원하는 과목을 선택, 이수하고 기준학점 도달 시 졸업하는 교육과정 이수 운영제도다.

2025년 특성화고와 일반고까지 전체 고교 시행 전, 마이스터고에서 시작한다. 도내 마이스터고들의 경우 취업에 초점을 맞추고 전문교과와 실기 중심인 해당 고교 특성상, 학점제가 잘 맞다고 본다. 선도학교 진행상황과 향후 운영방안도 나눴다.

김제농생명마이스터고 관계자는 “우리 학교가 농생명 분야긴 하나 요즘 농업, 상업, 공업 같은 계열을 나누지 않는다. 융복합 아닌가. 여름방학에도 외부기관 위탁해 공업관련 수업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부 지침이 이제 나왔기 때문에 내년 계획을 구체적으로 언급할 순 없지만 일단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을 희망조사한다”며 “수요만 있다면 과목은 계열과 영역 없이 여럿일 거다. 이를 토대로 학교 안 또는 외부 위탁 교과를 정하고 학교 안에서도 정규교사가 할지, 산학겸임교사를 채용할지 구분해야 할 거다”라고 했다.

군산기계공고 관계자는 “교육과정 개편에 따라 고교학점제에 한 걸음 다가선 상황이다. 주말 방과 후를 통해 기계과 학생들은 전기과 수업을, 전기과 학생들은 기계과 수업을 듣는다. 한 학년 140여 명 중 100명 이상이 들은 만큼 호응이 좋다”고 전했다.

이어 “고교학점제 시작부터 눈에 띄게 달라지거나 성과를 내진 못할 거다. 일단 내년 신입생들이 6개월에서 1년 사이 진로를 탐색한 뒤 진로 계획을 세우고 필요한 부분들을 공부하는 틀을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마이스터고 교육과정이 학점제에 가깝지만 교과목이 느는데 따른 제도적, 물리적 준비와 학생과 교사들의 관련 이해가 시급해 보인다.

교사 수급, 공간 조성, 법적 장치가 가능할 때 수업을 원활히 진행하고 학생들이 학점제를 제대로 알고 활용하는 등 의지를 가져야 의미를 갖는다는 것.

계열 개념은 사라졌고 학생들 목소리도 들어야 하나 여건상 모든 과목을 아우를 수 없고 학교가 원하는 방향도 있을 거다.

원래 특성을 강화할지, 선택 폭을 넓힐지 큰 틀에서 바라보고 프로그램을 짜는 안목도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마이스터고를 시작으로 취업률이 저조한 특성화고, 대학입시와 맞물린 일반고까지 고교학점제를 확장해야 하는 상황이다. 고교학점제가 안착하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학교들과 긴밀히 논의하면서 교육부에 교사 수를 늘려달라 요구한 상태다. 수강신청 프로그램 개발을 비롯해 각종 부분도 함께하며 도울 것"이라며 "이를 토대로 특성화고와 일반고 관련 적용도 고민하겠다"고 답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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