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농민혁명이 조선 전역에서 전개된 운동이었음을 실증적으로 구명하기 위한 지역별 동학농민혁명 연구 총서의 제12권인 전라도 전주편 <전라도 전주 동학농민혁명>(모시는사람들)이 출간됐다.

동학농민혁명이 발발한 전라도의 심장 격인 감영이 위치했던 전주는 근대사회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변혁운동의 중심지로서 역할을 했던 지역이다.

조선왕조의 본향이며 발상지인 전주는 풍패지향(沛之鄕)이라 일컬어지는 영지(靈地)로서 당시 조정이나 동학농민군에게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는 곳이었다.

1894년 4월 시작된 1차 봉기에서 전주성을 점령한 동학농민군은 청군(淸軍) 및 일본군 철수와 폐정개혁을 조건으로 정부와 전주화약(全州和約)을 체결하였으며 전라도 일대에 집강소를 설치하여 치안과 폐정개혁을 단행했다.

집필에 참여한 사람은 이윤영(전 동학혁명기념관장, 현 동학혁명연구소장), 임형진(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천도교종학대학원 원장), 성강현(동의대학교 사학과 겸임교수), 안외순(한서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 채길순(명지전문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 장세길(전북연구원 사회문화연구부 연구위원), 최민자(성신여자대학교 교수), 임상욱(숙명여자대학교 기초교양학부 교수) 등 8명,

책은 ▲전라도의 동학농민혁명 전개과정과 전주성의 역사적 위상(이윤영), ▲전라북도와 전주 일대의 동학 포덕과정(임형진), ▲동학농민군의 전주성 점령과 전주화약에 관한 고찰(성강현), ▲동학농민혁명과 전쟁 사이, 집강소의 관민(官民) 협치(協治)(안외순), ▲문학작품 속에 나타난 전주성 전투와 역사적 의미(채길순), ▲브랜드로서 전주동학농민혁명과 지속가능한 역사 교훈 여행의 과제(장세길), ▲‘한’과 동학의 사상적 특성과 정치실천적 과제(최민자), ▲동학의 ‘혁명’과 생태 리더십(임상욱) 등 모두 8꼭지의 글로 구성돼 있다.

이책에서 전주화약의 내용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전주화약은 완산 전투 와중에 청국군과 일본군의 차입, 오랜 노숙에 따른 피로 등 정부측의 입장과 완산 전투 패배로 인한 사기 저하와 이탈, 농번기의 도래, 외국군의 차입에 따른 명분 약화 등 동학농민군의 입장이 반영되어 체결되었다. 다만 정부에서는 화약이라는 용어는 사용하지 않고 원론적인 용어를 사용하였다. 동학농민군은 폐정개혁안 27개조의 시행을 약속 받고 화약을 체결하고 전주성을 관군에게 넘겨주었다.”

전주동학농민혁명과 지속가능한 역사 교훈 여행에 대한 충고도 있다.

“새로운 세상을 향한 저항(혁명), 학살, 이 속에서 피어난 ‘한국 민주주의’는 ‘꽃심’이라는 전주정신과 맞닿아 있어 향토사의 복원과 직접적으로 관련된다. 저항과 학살은 브랜드를 위한 핵심요소이고, 결국 전주가 전주동학농민혁명을 활용하여 기획하려는 상(像), 즉 장소의 가치는 ‘한국 민주주의의 뿌리’이자 ‘아시아 민주주의의 효시’이다. 이를 대중적으로 확산하여 사람들 마음속에 심어주기 위해서는 관련 법률 개정부터 통합 마케팅, 공간 조성, 시민 교육, 세계화 등 종합적인 계획이 수립되고 추진되어야 한다.”

한편 동학학회는 1998년 창립 이래 동학에 대한 학제적 연구를 통하여 한국사상의 정체성 확립과 21세기 인류문명의 대안적 세계관 정립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 등재학술지인 동학학보를 연 4회 발간하고 있으며, 경주·정읍·고창·보은·예산·영덕·남원·홍천·구미·원주 등 지자체와 공동으로 학술대회를 개최해 오고 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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