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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식을 저주하는 신념

기사승인 2019.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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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식을 저주하는 신념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속담이 있다. '때리는 사람보다 말리는 놈이 더 밉다'는 말인데, '겉으로는 위해 주는 체하면서 속으로는 해하고 헐뜯는 사람이 더 밉다는 말'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한다. 속담은 아니지만 '내 자식 잘못해서 내가 혼내는 것은 괜찮아도 남이 내 자식 혼내면 보기 싫고 마음이 아프다'는 말도 있다. 지난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의 한 선수가 동료들과 마찰을 빚으면서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이에 한국 언론뿐만 아니라 미국, 영국, 일본, 중국 등 외국의 국영 방송사들도 대놓고 해당 선수의 행위를 비꼬며 최악이라고 혹평했다. 이에 국내 네티즌들은 '너무 국외 방송에서 쓴 소리 하고 비웃어대니 보기 싫고 듣기 싫다. 선수가 마땅히 쓴 소리 들어야 하는 행동을 했지만, 나라망신도 정도가 있지 뭇매는 올림픽 끝내고 충분히 때려주기로 하자. 오늘 만큼은 혼내는 거 잠시 미뤄두고 응원해주기로 하자.'고 제안해 국민의 큰 공감을 얻었다.
최근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는 결정을 내리는 와중에 국내 모 보수단체 대표가 '아베 수상님, 저희 지도자가 무력해서, 무지해서 한일관계의 모든 것을 파기한 것에 대해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발언해 논란에 휩싸였다. 해당 대표가 일본 수상에게는 존칭을, 우리는 격을 깍아내리면서까지 사죄하는 퍼포먼스를 벌여 개인의 명성은 크게 얻은 듯하다. 그런데 이보다 더 과격한 표현이 일본에서 발견됐다. 일본 규슈지역 후쿠오카시의 구시다 신사는 과거 명성황후를 시해한 일본도를 보관하고 있다. 1895년 8월 20일 명성황후 시해에 사용된 칼에는 '늙은 여우를 단칼에 찔렀다'라고 적혀 있다. 이곳에는 가족의 안녕, 연인과의 사랑을 기원하는 문구를 적어 걸고 기도하는 장소가 있다. 그 중 최근 적어 넣은 한 명패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욕하고 저주하는 글이 발견됐다. 내용은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다. 일본 극우세력이 참으로 좋아할만한 명패다. 이 글은 개인의 이익보다 신념에 의해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이 신사를 찾는 누구든, 특히 한국인은 이 글을 보라는 듯이 앞줄에 걸려 있다. 이는 너무 생각과 표현의 자유를 넘고 상식을 넘는 행위가 아닌가. 이를 지적하면 글로벌 세상에서 너무 민족주의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니다.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이 종교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자기 자식과 가족 등을 해치는 행위는 세계적으로도 지탄받고 있다. 국가 간 무한경쟁 사회에서 많은 시누이들에게 둘러싸여 있는데, 응원은 못할망정 내 자식을 남 보고 혼내주라고 해서야 되겠는가. 신념이 도를 넘어서면 호응받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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